처음에 호주 올 때는 앞으로 무엇을 공부할지 정하지 않고 왔다. 적성에 맞는 건 회계학이고 하고싶은건 플로리스트가 되는 것이 나의 오랜 꿈이었기에 원예학을 공부하고 싶었다.
그래서 우선 호주에서 랭귀지 스쿨을 다니는 동안 진로를 결정하기로 하고 왔는데 호주에 도착 후 얼마 되지 않아 간호학으로 진로를 결정했다.
간호학으로 결정하기까지는 몇 가지의 나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사실 호텔 쪽에서 오랫동안 일하던 내가 갑자기 간호학을 한다는 건 조금 무리가 아닌가 싶기도 했고 그 어려운 공부를 한국말도 아닌 영어로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첫째,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내가 공부 후 안전하게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건 부족 직업군 학과인데 그 학과 중에서도 가장 부족 수요가 높은 간호학을 하기로 했다. 회계학이 언제 부족 직업군에서 빠질지도 모르지 않은가? 늦은 나이에 시작한 공부가 말짱 헛것이 안되게 하려면 간호학 선택은 필수였다.
둘째, 영주권 취득이 목적이기는 하지만 영주권 취득하고도 수입보장이 안된다면 결국 돈과 시간들 들여 영주권을 사는 게 아닌가? 그래서 영주권 취득 후 수입보장도 확실한 간호학을 선택
셋째, 만약의 경우 공부 후 간호학이 부족 직업군에서 빠졌다면….. 내가 무사히 졸업을 해서 Registered Nurse 만 된다면 호주에서 영주권 못 받아도 다른 나라도 취업을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사실 세계 어느 곳에 나 아픈 사람이 많아 간호사를 필요로 하는 나라들이 많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간호사가 됨으로써 나에게 생길지도 모를 병과 우리 가족들을 돌볼 수 있기에 간호학 선택을 하게 됐다.
한동안 고민했는데 간호학으로 진로를 결정하니 얼마나 마음이 가쁜한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