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주간 단편

about Jewel

by 주얼


그의 이름은 주얼이다. 이주얼. 본관은 전주이며, 한자로는 집 주(宙)에 그루터기 얼(蘖)을 쓴다. 그가 태어나고 나서 얼마 뒤에 할아버지가 직접 그의 이름을 지어 주었다. 할아버지는 자식이나 손주의 이름을 짓는 것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의 누나도, 심지어 그의 아버지 이름도 동네의 유일한 작명가에게 부탁하여 이름을 지었었다. 하지만 주얼이 태어났을 때 할아버지는 갑자기 손자의 이름을 직접 지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에는 쳐다볼 일도 없었던 먼지 쌓인 두꺼운 옥편을 책장 구석에서 찾아내어 이리저리 뒤져 보며 그의 이름에 어울릴만한 한자를 고르느라 오랜 시간을 애썼다. 그렇게 한참 동안을 찾은 끝에 메모지에 ‘李’, ‘宙’, ‘蘖’ 세 글자만을 큼지막하게 적어서 주얼의 아버지에게 건네었다. 무슨 의미에서 이름을 주얼이라고 지은 것이었는지는 그 누구에게도 설명하지 않았다. 주얼의 아버지는 건네받은 이름이 처음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특히 이름에 ‘얼’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계속 보다 보니 그런대로 괜찮다고 생각되어 그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여 출생신고를 했다. 주얼이라는 이름은 한자의 뜻대로 읽으면 집의 그루터기였고,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집의 기본 또는 근본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이름이었다. 아마도 할아버지는 태어난 손자가 가문의 중심이 되길 바란 건지도 몰랐다.


주얼은 어린 시절 자신의 이름 때문에 놀림도 많이 받았고, 적지 않게 어색한 순간도 경험해야 했다. 우선 ‘얼’이라는 글자 때문에 ‘얼간이’, ‘이얼싼쓰’ 같은 1차원적 별명이 따라다닐 수밖에 없었다. 또 이름 자체가 영어단어 ‘jewel’과 같은 발음이었고, 이주얼의 영어식 이름 ‘Jueol Lee’도 ‘jewelery’와 발음이 같아 아이들에게는 재밌는 놀림감이었다. 보석을 의미하는 영단어와 같은 발음인 것이 어떻게 보면 예쁘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심술궂은 아이들은 그의 이름을 부를 때 혀를 과장스럽게 굴리며 놀려대기 일쑤였다. 그의 할아버지가 일부러 의도해서 이렇게 영어 발음과 같은 이름을 지은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시골에서 태어나 평생을 농사일만 하며 교육도 제대로 못 받은 그의 할아버지는 확인해본 적은 없지만 아마 ABC도 제대로 알지 못했을 것이었다. 어쨌든 할아버지 덕에 주얼은 - 본인이 사용할 의사가 있다면 - 영어권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이었다.


주얼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그의 부모님은 이혼을 했다. 부모님이 왜 이혼을 했는지, 아니 이혼이란 게 무엇인지 어린 주얼은 알지 못했다. 그저 어느 순간부터 누나는 어머니와, 본인은 아버지와 살게 되었다는 것만을 이해했을 뿐이었다. 그의 아버지가 이제부터는 자신과 살아야 한다고, 엄마는 이제 만나지 못한다고 얘기했을 때 주얼은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몰랐다. 그래서 주얼은 그 말을 듣고 울지도, 엄마를 보고 싶다고 떼를 쓰지도 않았다. 그리고 몇 년 후에 주얼은 엄마가 다른 남자와 다시 결혼을 했다는 사실을 가끔 만나던 누나로부터 듣게 되었다.


주얼의 아버지는 방송국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의 작가로 일을 했다. 그는 조용하고 매사에 진지한 성격의 사람이었다. 그가 맡은 프로그램은 클래식과 재즈 음악을 다루는 방송이었고, 그는 그 일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는 이 일을 하며 방송국에 있는 수많은 음반을 접할 수 있었고, 그러한 음반들 중 마음에 드는 것들을 음반사에 얘기해서 특별히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그렇게 조금씩 모은 클래식과 재즈의 바이닐 및 시디들이 그의 집에는 가득했다. 그는 조금 무리를 해서 방 하나에 하이파이 오디오 기기를 설치하였다. 그는 집에 있을 때면 대부분 그 방에 들어가 음악을 들었다. 그는 소설을 읽는 것도 좋아하여 그 방에 수많은(아마 천 권은 족히 넘을) 소설책을 갖다 놓고 음악을 들으며 그 소설들을 읽었다. 그럴 때마다 그는 꼭 어린 주얼을 자신의 옆에 앉히고 그가 듣는 음악과 그가 읽는 소설에 대해 얘기해 줬다. 주얼은 아버지가 해주는 음악과 책에 대한 얘기가 잘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아버지 옆에서 가만히 앉아 그 얘기를 듣고 있는 시간이 좋았다. 그리고 종종 그렇게 아버지 옆에 앉아 있다가 어느 순간 그의 다리에 머리를 기대고 잠이 들기도 했다.


주얼은 조금 더 나이가 들자 혼자서 턴테이블과 시디플레이어를 작동시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책장에 꽂혀있는 수많은 소설 중에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서 읽기 시작했다. 그도 아버지를 닮아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으며, 음악과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거의 어울리지 않고 혼자 조용히 있는 편이었으며,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주얼은 밖에서 아이들과 뛰어노는 것보다는 집에서 혼자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것이 더 좋았고 마음이 편했다. 그는 베토벤과 브람스의 교향곡을 좋아하게 되었고, 쇼팽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에 감동을 받았다. 조지 오웰과 샐린저의 소설이 마음에 들었으며,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등장인물의 주요 대사를 외울 수 있을 정도로 여러 번 읽었다. 그 방은 주얼에게 있어 자신만의 또 다른 작은 세계였다.


주얼이 수능을 앞두고 있을 무렵 그의 아버지가 방송국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회의를 하고 저녁 방송을 준비하고 있던 그는 갑자기 심장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바닥에 쓰러진 채 고통스러워하였고 동료들이 미처 어떻게 해볼 겨를도 없이 죽음을 맞이했다. 주얼은 충격으로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가까운 친척들과 아버지 직장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 주얼의 어머니는 장례식에 오지 않았으며, 그의 누나만이 혼자 참석해 말없이 그를 안아 주었다. 그의 아버지는 얼마간의 보험금과 작은 아파트, 방안 한 가득의 수많은 음반과 소설책, 그리고 오디오를 그에게 남겼다. 아버지가 남긴 돈은 주얼이 당장 혼자 살아가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다. 주얼은 장례를 치르고 나서 며칠 동안을 방에 틀어박혀서 계속 울다가 지쳐 잠이 들고, 그리고 다시 깨서 울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주얼은 깨달았다. 아버지는 그의 유일한 가족이자 친구인 존재였다는 것을. 그러한 아버지가 이제 없다는 사실은 그의 삶에서 중요한 무엇인가가 갑자기 상실돼버린 것처럼 느끼게 했다.


주얼은 대학교를 가는 것에 대해서 망설였다. 아버지 장례를 치르면서 그해 수능은 볼 수 없었기에 주변에서는 재수를 준비하자고 했지만 그는 본인이 대학을 꼭 가야만 하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들었다. 그 당시 그는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우선 혼자 여행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어린 시절에 여행을 했던 경험이 거의 없었다. 그가 경험했던 여행은 학교에서 가는 단체 여행 정도가 전부였었다. 그는 어딘가로 무작정 떠나고는 싶었으나 특별히 가고 싶은 장소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이곳저곳을 정처 없이 돌아다니고 싶을 뿐이었다. 그러는 중에 혹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어떤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대학에 가는 것은 그 이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았다. 해외로 나가는 것은 조금 두렵게 느껴져서 그는 국내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겨울의 끝 무렵에 시작된 주얼의 여행은 4개월이 지나 여름이 시작될 무렵에 끝이 났다. 스무 살도 안 된 어린 소년이 혼자서 장기간 돌아다니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여행 도중에 많은 위험과 어려움이 있었고, 가출 청소년으로 오해를 받아 경찰서에 가기도 했었다. 그래도 큰 사고 없이 그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는 여행을 하면서 자신의 외로움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외로움을 잠시나마 함께 해 줄 사람이 자신의 주변에 없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현재 자신이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홀로 동떨어져 있는 섬과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대학에 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가 당장 어딘가 소속이 될 수 있는 곳이 대학 말고는 딱히 생각나지 않았다. 그는 긴 여행으로 지친 몸을 추스른 뒤 재수 학원에 다니면서 입시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예상보다 좋은 성적으로 수능을 치른 그는 어떤 전공을 선택할지 고민하다가 자신의 성격과 취향을 고려하여 영문학과를 선택했고, 학교의 이름보다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대학을 골라 입학하였다.


주얼에게 대학생활은 분명 새로운 경험이었지만 그의 외롭고 조용한 성격을 바꿔 놓지는 못했다. 수업은 빼먹지 않고 열심히 들어 성적은 좋았지만 대학생활 자체는 그다지 좋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몇몇 친구들을 사귀기도 했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 어색함을 느꼈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여전히 수업이 끝나면 특별히 참석해야만 하는 모임이 있지 않은 이상 집으로 돌아와 혼자서 음악을 듣고 소설을 읽었다. 나이가 들었어도 그는 계속해서 이 순간에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어렸을 적과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면 책을 읽으며 술을 조금씩 마시기 시작했다는 것 정도였다. 군대를 다녀와서도 변한 것은 없었다. 그는 항상 조용히 혼자 있었고 그렇게 대학생활이 끝나가고 있었다.


졸업 시기가 다가오자 졸업 이후의 삶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스로도 본인의 성격으로는 일반적인 회사에 취직하여 일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버지가 남겨 놓은 돈이 아직 여유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가지고 있는 돈을 소비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그는 자신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고 오랜 고민 끝에 작은 바(bar)를 차리는 것을 생각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는 자신의 방과 같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러한 공간을 일반적인 가게에 만드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자신의 방에 있는 음반들과 오디오, 그리고 소설책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이것 말고는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물론 모르는 사람을 상대로 본인이 장사를 할 수 있을지, 그러한 가게가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우선 일단 시작해 보기로 했다.


집 근처 조용한 주택가에 있는 낡은 상가건물 2층을 임대하여 가게를 열었다. 번화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사람의 왕래가 적은 동네였지만 주얼은 그런 것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많은 손님이 오는 것보다는 자신의 공간에서 음악을 듣고 소설책을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개업 초기에는 예상대로 손님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의 가게에 설치된 훌륭한 오디오 시설과 수많은 바이닐, 그리고 소설책들에 대한 입소문이 조금씩 퍼지면서 생각보다 많은 손님들이 가게를 찾게 되었다. 손님이 늘어나면서 본인만의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어쨌든 가게 임대료라도 벌어야 했기 때문에 손님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의 가게를 찾는 손님들 중엔 꾸준히 방문하는 단골들이 많았고, 그녀도 그런 단골 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어느 날 퇴근하고 집으로 오던 중 집 근처에 새로운 가게가 생긴 것을 보았다. 입구 근처에 있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는 작은 간판에 ‘Jewel’s Room’이라고 적혀있었다. 간판만 봐서는 무슨 가게인지 알 수가 없었다. 2층에서 희미하게 음악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카페인가 싶기도 했다. 그녀는 어느 날 용기를 내어 2층으로 올라가 보았고 그곳이 바이닐을 통해 음악을 들려주는 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소에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하고 일부러 시내의 LP바들을 찾아다녔던 그녀이기에 동네에 그런 가게가 생겼다는 것이 반갑고 기뻤다. 조용하게 흐르는 클래식과 재즈 음악도 듣기 좋았고 비치된 책들을 읽을 수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자기 또래의 젊은 청년이 혼자서 조용히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그녀의 흥미를 끌었다. 그녀는 퇴근 후에 별다른 일이 없으면 그곳에 들렸고 어느 순간부터는 주얼의 바로 앞 바 테이블에 앉아 그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전제희였다. 별빛 제(㫼)에 빛날 희(熹)를 쓰는 이름이었다. 주얼은 그녀의 이름이 예쁘다고 얘기해 주었고 자신의 이름은 jewel과 발음이 같은 주얼이라고 얘기해 줬다. 그의 이름을 알게 된 그녀는 가게 이름을 너무 잘 지었다고 얘기했다. 그녀가 가게를 방문할 때마다 그 둘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음악과 소설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된 그들의 대화는 그녀의 직장 얘기와 소소한 일상에 대한 것들까지 나누게 되었다. 주얼은 처음에는 주로 그녀의 얘기를 듣기만 하고 자신에 대한 얘기는 잘하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주얼도 조금씩 본인의 얘기를 들려주게 되었다. 자신의 이름에 대한 얘기, 가족관계와 아버지에 대한 기억, 자신의 성격과 이로 인한 학창 시절 얘기, 그리고 이 가게를 열게 된 이유 등을 그녀에게 하나하나 얘기해 주었다. 그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자세히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그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함께 공감해주고 위로해주었으며, 때론 응원해주었다. 그녀는 어느 날 그에게 혹시 앞으로 더 하고 싶은 게 있는지 물어보았다. 주얼은 잠시 시간을 두었다가 자신이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것을 얘기했다.


“나에겐 이 공간과 이 곳에 있는 물건들이 정말로 소중해요. 여기에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내 삶이 온전히 깃들어 있죠. 여기에 있으면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는 느낌마저 들어요. 그러니 계속해서 이 공간과 이 공간 안에 있는 것들을 잘 유지하는 게 저에겐 가장 중요한 일이겠죠.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예전부터 생각은 해 왔는데 아직 실천을 하지는 못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렇게 제희 씨에게 얘기를 하고 나니 이제는 시작해 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주얼의 얘기를 들은 그녀는 활짝 미소 지었다. 이런 공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쓴 글이라면 분명 멋질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만약 글을 완성한다면 본인이 첫 독자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주얼은 잠시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조명 빛이 그녀의 눈 안에서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주얼은 미소를 지으며 꼭 그녀에게 제일 먼저 보여 주겠다고 약속했다.


손님들이 모두 떠나고 영업이 끝난 가게 안에 주얼은 홀로 앉아 있었다. 가게의 모든 조명은 끈 채 작은 스탠드만 켜 놓아 부드러운 노란 불빛이 공간을 따스하게 비추고 있었다. 스피커에서는 스탄 게츠의 재즈 선율이 조용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노트북의 화면이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무슨 글을 쓸지 곰곰이 생각했다. 그가 써봤던 글은 대학시절 과제로 썼었던 에세이 몇 편이 전부였었지만 누구 못지않게 많은 소설책을 읽었었기에 뭔가를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화면 속에서 깜빡이는 커서를 바라보며 주얼은 자신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우선 자신에 대한 글을 써보자고, 자신에 대해 쓸 수 있어야 다른 글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글의 제목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주얼은 키보드 위에 가만히 손을 올리고 조심스럽게 글의 제목을 적었다.


‘about Jew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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