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주간 단편

여름밤의 꿈

by 주얼


1.

거의 1년 만에 방문한 LP바는 변한 것이 없었다. 낮은 조도의 노란빛 전구, 벽면에 빼곡히 찬 바이닐과 CD, 낡은 스피커, 커다랗게 걸려있는 짐 모리슨의 사진, 각자의 사연을 담고 어지러이 벽에 붙어있는 수많은 메모지들, 이곳저곳 긁히고 벗겨진 낡은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이 모든 것들과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는 쿰쿰한 곰팡이 냄새까지. 모든 것이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어쩌면 이 곳은 시간이 오래돼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기보다는 처음부터 이 모습이었을 것만 같았다. 새 것이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번화가와 주택가의 경계부에 위치한 이 LP 바를 처음 알게 된 건 약 5년 전 지인의 소개에 의해서였다. 이곳은 바이닐로(가끔 CD도 이용한다) 오래된 팝과 락, 재즈, 그리고 가요 등을 틀어주고, 때때로 손님들이 듣고 싶은 곡을 신청하면 가지고 있는 음반에 한해 틀어주기도 한다. 나는 가끔 혼자 음악이 듣고 싶을 때, 그리고 혼자 맥주를 마시고 싶을 때 이 곳에 들르곤 했다.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방문했더니 사장님 하고도 가벼운 눈인사 정도를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나는 머리가 복잡하고 몸은 지쳐있는 날에는 이 LP바에 오고 싶지 않았다. 과중한 업무에 의한 스트레스가 머리 끝까지 가득 찬 그런 날 말이다. 잘 설명할 수 없지만, 그래도 표현해 보자면, 이 곳은 가벼운 마음에 흥이 살짝 오르긴 했지만 사람들과 웃고 떠들기는 싫고, 음악에 몸을 맡긴 채 나만의 리듬을 즐기고 싶을 때 오고 싶은 곳이었다. 그렇기에 1년 전 회사를 이직하면서 정신없이 바쁘고 지친 상태가 지속된 이후로는 이 곳을 방문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었다. 다행히 최근에 업무가 익숙해지면서 여유가 생겼기에 이 곳을 방문할 수 있었다.


이 LP바에는 두 개의 긴 바 테이블이 있는데 하나는 턴테이블 있는 곳 바로 앞에 있고, 다른 하나는 바이닐들이 꽂혀있는 벽면 앞에 위치 해 있다. 턴테이블 앞쪽의 테이블은 사장님을 향해 손님들이 일렬로 앉을 수 있는 자리이다. 다른 하나는 손님들이 서로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인데 이 테이블의 한쪽 끝은 벽에 붙어 있고, 다른 한쪽 끝은 연주가 될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 오래된 피아노에 붙어 있다. 나는 여기를 방문하면 다른 사람이 먼저 앉아있지 않는 이상 항상 피아노 쪽의 바 테이블 끝에 앉는다. 그리고 이 자리에 앉아 사장님이 선곡하는, 또는 손님들이 신청하는 음악을 들으며 멍하니 앉아 맥주를 홀짝거린다. 보통은 두 병, 흘러나오는 음악들이 마음에 들어서 계속 듣고 싶을 땐 세 병, 혹은 네 병까지.


이 날도 항상 앉는 자리에 앉아 냉장고에서 꺼내 온 블루문 한 병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평일인 만큼 손님이 많지는 않았다. 턴테이블이 있는 바 테이블에는 일행으로 보이는 남자 한 명과 여자 두 명이 있었다. 여자 한 명이 술에 취한 듯 부정확한 발음으로 크게 소리 내어 말하고 있었고 다른 두 명은 그런 그녀를 별로 신경 쓰고 있지는 않았다. 홀 가운데 테이블에는 남녀가 함께 앉아 있었는데, 얼핏 보면 아버지와 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상당히 나이차가 많아 보였다. 실제 부녀 관계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 둘은 서로 나란히 앉아 어깨를 기댄 채 조용히 얘기를 나누다가도 어느 순간 큰 소리로 웃기를 반복했다. 나는 손님 관찰은 그만두고, 흘러나오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블루문을 한 모금씩 마시기 시작했다.



2.

그녀가 들어온 건 내가 이 곳에 온 지 한 시간쯤 지나고 나서였다. 그녀는 문을 열고 들어와 별다른 망설임 없이 내가 앉은 바 테이블의 반대편 끝으로 가 가방을 의자 위에 올려놓고 트렌치코트를 벗어 의자 등받이에 걸쳐 놓았다. 흰색 블라우스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검은색 H라인 스커트, 역시 검은색 굽이 낮은 구두를 매치한 그녀의 옷차림은 용모 규정이 엄격한 회사에서 이제 막 일하기 시작한 신입사원처럼 단정해 보였다. 헤어스타일은 어깨 바로 위까지 내려오는 길이에 머리카락 끝에는 살짝 컬이 들어간 검은색 머리였고, 키는 크지 않았으나 마른 체형으로 인해 실제 키보다 크게 보였다. 그녀는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고 선반에서 맥주에 어울리는 잔을 집어 들었다. 어색함 없이 맥주와 맥주잔을 스스로 고르는 것을 보니 여기에 자주 오는 듯했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잔에 맥주를 따르고 가방에서 작은 노트와 펜을 꺼냈다. 그리고 맥주를 조금씩 마셔가며 노트에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우리가 앉아 있는 바 테이블은 그렇게 길지 않았기 때문에 양 끝에 앉아 있다고 해도 고개를 돌리면 어두운 조명 속에서도 그녀가 자세히 보였다. 그녀는 가끔씩 맥주를 마실 때를 제외하고는 노트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펜 끝을 입술에 갖다 대기도 하고, 머리 옆을 톡톡 치기도 하면서 한 두 줄 정도를 쓰는 것을 보니 뭔가 고심을 하면서 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계속 그녀를 보고 있는 게 스스로 어색하기도 해서 시선을 돌린 채 음악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맥주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있다가 화장실을 갔다. 이 LP바의 화장실은 문 밖 계단실에 있는데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오니 계단실 창가에서 그녀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이 보였다.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담배를 피우려고 했었는데 그녀가 있는 것을 보고 잠시 망설였다. 나는 그냥 들어갈까 하다가 담배를 피우고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그녀의 옆으로 가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녀는 나를 흘깃 본 뒤 담배 한 대를 다 피우고 새로운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갑자기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곳에 자주 오시나 봐요?”

그녀는 나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살짝 놀란 듯했지만 다행히 무시하지는 않았다.

“네, 자주 오는 편이죠. 한 달에 두세 번 이상은 오는 거 같네요.”

“역시. 그럴 거라고 예상했어요. 앉는 자리 나 맥주를 고르는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보였거든요.”

“여기 자주 오시나요?”

창밖으로 담배연기를 가늘게 뱉으며 이번엔 그녀가 나에게 질문했다.

“자주는 아니고, 그래도 꾸준히 오고는 있죠. 실은 오늘 거의 1년 만에 왔어요. 가끔 혼자 맥주 마시고 싶을 때마다 오곤 했는데 최근엔 시간이 잘 안 나서요.”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을 다시 창밖으로 돌려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뭔가 대화를 더 이어나가고 싶었지만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아 나도 그냥 담배를 피웠다. 그렇게 잠깐의 시간이 흐른 후 그녀는 반 정도 피운 담배를 재떨이에 버리고 나를 보며 말했다.

“괜찮으시면 같이 한잔 하실래요?”

갑작스러운 그녀의 제안에 조금 놀라긴 했지만 거절할 이유도 없었기에 나도 담배를 버리고 그녀와 함께 자리로 돌아왔다.



3.

그녀는 대기업의 인사팀에서 3년째 근무하고 있는 회사원이었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다녔으며, 대학시절부터 지금까지 이 동네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 LP바도 대학 시절에 하던 밴드 활동을 통해 알게 돼서 거의 10년째 오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새로운 맥주를 가지고 와 마시기 시작했다. 그녀는 마시던 잔에 따라서 마셨고, 나는 그냥 병째로 마셨다.


“그런데 아까 보니까 저기에 뭔가를 계속 쓰고 계시던데요?”

나는 그녀가 한쪽으로 밀어놓은 작은 노트를 가리키며 물어봤다.

“별거 아니에요. 그냥 뭐 이것저것이요. 이런저런 글 쓰는 걸 좋아해요.”

그녀는 두 손으로 노트를 펼치고 페이지를 빠르게 넘기며 얘기했다. 나는 어떤 글을 쓰는지 궁금했지만 노트를 보여 달라고 하는 건 초면에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그녀는 내 마음을 눈치챘는지 본인이 쓰는 글에 대해 조심스럽게 얘기하기 시작했다.

“실은 최근에 짧은 소설을 쓰기 시작했어요. 예전부터 소설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어렸을 땐 소설가를 꿈꿨던 적도 있고. 그래서 요즘 퇴근하고 시간 날 때마다 여기에 와서 조금씩 쓰고 있어요.”

“많이 쓰셨나요?”

“아니요, 생각만큼 잘 써지진 않네요. 머릿속으로 구상할 때만 해도 금방 그럴듯한 글이 써질 거 같았는데 막상 글로 쓰려고 하면 한 줄 쓰는 것도 힘들어요. 당연하죠. 제대로 써 본 적이 없었으니. 그래도 여기 와서 한 줄 씩이라도 쓸 때가 요새는 가장 평온하고, 뭐랄까, 내가 숨 쉬고 있다는 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요.”

그녀는 살짝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무슨 내용의 소설을 쓰고 계신지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그녀는 노트를 손끝으로 만지작거리며 살짝 망설이는 듯했다. 그리고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 난 뒤 천천히 소설의 내용을 말하기 시작했다.

“아직 구체적이진 않은데, 특별한 얘긴 아니에요. 우선 사랑 얘기고, 여자 주인공의 사랑 얘기예요. 우연한 기회로 만난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데, 둘은 서로가 정말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죠. 하지만 이 남자는 결혼을 약속한 여자 친구가 있었어요. 여자는 그 사실을 처음부터 알았으면서도 이 남자를 사랑해요. 그리고 어쩌면 이 남자를 내 남자로 만들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잠깐 하죠. 하지만 그건 착오였어요. 남자는 여자 친구를 버릴 수 없었고, 여자도 그런 남자에게 집착할 정도로 마음이 모질지 못했어요. 결국 둘은 강렬했던 짧은 만남을 정리하죠. 뭐 이런 얘기예요.”

그녀는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 숨을 고른 뒤 다시 말을 이어갔다.

“소설에서 남녀가 우연히 만나는 곳이 바로 이 LP 바예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헤어지는 장소도 이 곳이고요. 제가 잘 알고 좋아하는 장소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죠. 아, 그리고 여기가 소설의 주요 배경인 이유가 또 있어요. 잠시 만요.”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장님에게로 가 뭔가를 얘기하기 시작했다. 사장님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는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사실 예전에 여기서 이 얘기를 구상하고 있을 때 우연히 들었던 노래가 있었어요. 그 노래의 가사가 왠지 내 소설 이야기와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혹시 이 노래 아시려나요? 옛날 노래인데.”

이전 노래가 끝이 나고 잠깐의 공백이 있었다.

“아, 이제 나오겠다. 들어보세요.”

오래된 바이닐에 바늘이 닿을 때 나는 특유의 둔탁한 지지직거리는 소리 뒤에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조금은 구슬픈 느낌의 전주가 지나가고 곧이어 낮고 허스키한 남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김현식의 목소리였다.

“김현식 목소리 아닌가요? 무슨 노래인지는 모르겠어요.”

“맞아요. 김현식의 ‘여름밤의 꿈’이라는 노래예요. 저도 여기서 처음 들어봤는데, 그 순간이 정말 너무 강렬했죠. 마치 주위의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내 귀에는 오로지 이 노래만이 들리는 듯했어요. 멜로디도 좋았지만 저에겐 가사가 너무나 인상적이었어요. 가사를 잘 들어보세요.”

나는 흘러나오는 노래의 가사에 귀를 기울였다.


깊은 밤 아름다운 그 시간은

이렇게 찾아와 마음을 물들이고

영원한 여름밤의 꿈을 기억하고 있어요

다시 아침이 밝아 와도 잊혀지지 않도록


그녀의 말대로 아름답고 낭만적인 가사였다. 그 누구라도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옛 추억을 떠올리며 애수에 젖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그 둘의 사랑은 마치 여름밤의 꿈과 같은 거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짧지만 행복한 꿈을 꾸었고, 비록 그 꿈에서 깼지만 서로 그 꿈을 잊지 않고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아직 구상이긴 하지만 소설 속에서도 이 노래를 중요한 소재로 사용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그리고 소설의 제목도 ‘여름밤의 꿈’으로 하면 어떨까 고민 중이고요.”

그녀는 노트의 표지를 쓰다듬는 손끝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순간 그녀의 얼굴에 어떤 미묘한 표정이 희미하게 스쳐가는 것을 느꼈다. 마치 회색 하늘에서 호수 위로 조용하게 내리는 비를 연상시키는 표정이었다. 그리움. 그 표정은 아련한 그리움 같은 거였다. 그녀는 얼굴을 들어 나를 보며 말했다.

“어때요? 들어보니 역시 특별한 예기는 아니죠?”

나는 그녀의 소설 얘기를 듣기 시작했을 때부터 머릿속에 떠오른 질문을 해도 괜찮을지 고민이 되었다. 그건 어쩌면 그녀에게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결국 그녀에게 물어보기로 결정했다.

“혹시 지금 쓰고 있는 얘기는 본인의 실제 경험담인가요?”

그녀는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곧 시선을 내 뒤편으로 옮겼다. 그녀의 시선이 닿는 곳엔 턴테이블이 있었고, 턴테이블 위에서는 ‘여름밤의 꿈’이 끝을 향하고 있었다. 그녀는 말없이 그곳을 응시하였고, 그건 마치 거기에서 내 질문에 대한 적절한 대답을 찾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다시 시선을 내려 테이블 위의 노트를 보았다.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쓸쓸해 보이는 미소를 살짝 지은 채 맥주잔을 들며 말했다.

“아니요, 그냥 소설일 뿐이에요. 소설은 지어낸 허구의 이야기잖아요. 저는 소설을 쓰고 싶어요.”

그녀는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나도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따라 맥주를 마셨다. ‘여름밤의 꿈’은 끝났고 스피커에서는 다음 곡이 이어서 흘러나왔다.



4.

이후 우리는 남은 맥주를 다 마시고 우연한 만남을 마쳤다. 그녀는 나에게 인사를 하며 만약 지금 소설이 잘 써져서 만족할 만한 결과물로 나오면 그땐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소설을 써볼 생각이라고 했다. 나는 분명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고, 그녀의 길을 응원한다고, 나중에 유명한 소설가가 되었을 때 나를 모른 척하지 말아 달라고 얘기했다. 그녀는 웃으며 고맙다고 얘기했고, 우린 그렇게 헤어졌다.


그 날 이후 일부러 두 번이나 LP 바를 찾았지만 그녀를 다시 만나지는 못했다. 나는 그녀의 이름도, 연락처도 알아두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그녀의 ‘여름밤의 꿈’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 앞으로 그녀를 여기서 다시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알 수 없는 허전함을 느꼈다. 두 번째 LP 바를 찾은 날, 나는 메모지에 글을 적어 벽에 붙어있는 수많은 메모지들 사이에 붙여 놓았다.


‘당신의 여름밤의 꿈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녀가 이 메모를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단지 나의 허전함을 조금이라도 달래고 싶을 뿐이었다.


나는 사장님께 김현식의 ‘여름밤의 꿈’을 신청했다. 늘 앉는 자리에서 흘러나오는 그 노래를 들으며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비어 있는 그녀의 자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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