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정리
중간 정리도 할 겸, 그동안 댓글로 남겨주신 의혹(?)이 많기도 해서 현재 쇼트트립 매거진에다가 쓰고 있는 글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2018년, 26살에 아프리카를 여행했던 겪은 이야기들을 엮은 매거진이며 당시 일기와 사진을 기반으로 적고 있습니다.
당시(2018년 5월) 홀로 5개월가량 아프리카에서 돌아다니던 저는 모잠비크의 깡시골에서 닉이라는 호주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여행이 너무 힘들어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표를 예약하던 와중이었고 거짓말처럼 딱 그때 맨발 차림의 이상한 놈(?)을 만났습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나네요.
밤에 어찌어찌하다가 같이 맥주를 마시게 되었는데 역시나 맨발의 여행자, 닉은 굉장히 특이한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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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은 2018년 1월부터 RUN FOR LOVE라는 프로젝트 같은 여행-여행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아프리카의 최남단 남아공부터 최북단 튀니지까지 종단을 목표로 맨발로 이동했습니다. 하루에 20~40km 내외를 뛴 다음 캠핑을 하거나 히치하이킹을 하는 식으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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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형태도 특별하지만 더욱 특별한 것은 메시지! 그는 자신이 사랑과 인류애를 위해서 뛰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인간으로 살아갈 때 꼭 필요한 것,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는 가치인 사랑을 느끼기 위해 맨발로 아프리카를 뛰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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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그는 사랑을 기반으로 한 사람 사이의 연대가 세상에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해보고 싶어 이번 여행을 기획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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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를 위해 3개월 간 시드니와 런던에서 러닝 연습을 했으며 자신을 후원하는 펀딩을 개설하여 전 세계 사람들의 후원을 받으며 여행을 이어나갔습니다.
당시에 저는 이런 이상한 애랑 엮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결국... 엮이게 되었고 이후 이 친구랑 함께 탄자니아, 케냐 , 브룬디, 우간다, 르완다의 오지를 걷기도 하고 봉사도 하고 그냥 이냥 저냥 이상한 여행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한국에 돌아와 케냐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제가 간 곳을 듣고선 사람도 안사는 곳에 도대체 왜 갔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닉과 함께 엮인 또 다른 인간, 칼도 있습니다. 칼 아저씨의 경우 닉의 후원자입니다. 둘은 몇 년 전 칠레에서 만났는데 이번에 닉이 하는 프로젝트를 SNS에서 보고선 함께 뛰기 위해서 캐나다에서 아프리카까지 날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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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초반 제가 합류할 수 있었던 이유가 이 분 덕분입니다. 2주 동안 여행을 할 때 칼은 닉과 제가 낼 숙소비와 교통비, 식비를 다 지원해주었습니다(개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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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닉, 저까지 셋은 2주간 함께 뛰었고 이후 칼이 캐나다로 돌아간 다음 약 4개월 간 닉의 프로젝트에 동참하여 함께 맨발로 오지를 걷고 사진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닉은 정말로 1년 6개월 동안 맨발로 아프리카를 종단, 이후 호주로 돌아갔습니다.
맨발로 여행한다는 방법도 이상하지만 닉과 함께하며 이상시리 에피소드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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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도 걸렸고요
닉이 빈민촌에 만든 학교에서 봉사도 했고요. (케냐 키베라에 위치)
케냐 국영 라디오 방송도 했고요
지인도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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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도 미친 짓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릇 경험이란 게 그러하듯 시간을 먹으며 과장된 것과 찌꺼기들은 가라앉고 귀한 감정들이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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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간이 지나고 글을 쓰며 반추해보니 당시 닉에게 이 머저리 같은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를 어렴풋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당시 정말 닉을 잘 따라나섰다!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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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때 쓴 일기를 글로 옮기는 중입니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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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왜 보시는지 모르겠지만... 따뜻하게 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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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다이나믹하네요 모두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