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받지 않아서 다행인걸
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깊은 상처가 되는가 하면, 잘못된 칭찬을 받는 것일 터다.
인간이란 칭찬에 부응하고자 무리하기 마련이고, 그러면서 본래의 자신을 잃어버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이유 없는(혹은 이유 있는) 험담을 듣고 상처를 입더라도, ‘아, 잘됐어. 칭찬받지 않아서 다행인걸. 하하하’ 하고 넘겨보시길. 물론 그렇게 생각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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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중 일부이다.
민족대이동을 앞둔 (만년) 작가(지망생) 겸 퇴사자는 이 문단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내세울 것이라고는 내 돈 들여 간 유럽여행이 다 인 2023년 전반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혹자는 ‘그게 왜? 유럽여행이 어때서?’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안다. 만, 집집마다 제각각 미묘하게 틈이 있지 않은가. 미묘한 틈을 가져본 사람은 단박에 이해했을 것이고, 그 수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감히 추측해 본다.
인터넷을 타고 들어가니 또 한 번 울적해진다. 좋은 날인데, 불행을 외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니. 그 들 중 일부는 일명 ‘명절증후군’이라는 마음의 병에 시달려 정신과 또는 법률상담사를 찾아가기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진행형인 괴담이다.
오래간만에 보내는 짧은 시간 동안 ‘소중한’ 가족들에게 스트레스를 줘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왜 누군가는 ‘칭찬받지 않아서 다행인걸’하고 생각하기를 노력해야만 하는 것인가.
사실적시로 그 불행을 툭툭 쑤시기보다 이번만큼은 뜬 구름 잡는 얘기를 하는 것이 어떨까. 현실은 가혹하니 나의 혈육들과 망상을 해보는 것이다. 나의 행복과 너의 안녕에 대해.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시간 중 고된 순간이 온다면 어쩔 수 없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지혜를 따라가는 수 밖에는 없다. 또는 이 글에 와서 푸념을 남기셔도 상관없다. 나에게 메일로 후일담을 털어놓으셔도 괜찮다.
나는 당신의 잔잔한 명절을 진심으로 바라기 때문에. 내가 말하는 당신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어서 쉽게 무시할 수가 없더랬다.
우리 모두 저마다의 불행을 안고 살아가는 애처로운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