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칠 수 없으니, 떠날 수밖에
도망칠 수 없으니, 떠날 수밖에
막다른 곳에서
저는 떠나왔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아주심기'를 준비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옮겨 심지 않고 한 곳에 완전히 심어지기 위해서죠.
아주심기를 한 양파는 겨울 서릿발에도 뿌리가 들떠 말라죽을 일도 없을 뿐만 아니라, 겨울을 견뎌낸 양파는 봄에 심은 양파보다 달고 단단합니다.
도망치고 싶은 사람, 도망치고 싶지 않은 사람 모두의 마음을 슥 들여다보면,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은 마음이 중심에 있을 거예요.
도망치지 않고 이곳에 잘 뿌리내리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사실, 저도 잘 모릅니다. 다만
찬찬히 마주하고, 둘러보고, 이해하는 것.
그것으로부터 이미 씨는 던져진 거라고 생각해요.
도망쳤다가 도망쳤다가
마침내, 저는 떠나왔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jugu-leave
브런치북을 발행하였습니다.
도망치려는 누구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서글픈 마음으로, 모두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