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것과 죽는 것
지금까지 살아냈다.
무수한 극단의 순간을 밀어내며
나를 여지껏 살게 한 눈물에게
죄스럽게도
나는 여지껏 존재한다.
순간으로 우리는 존재한다.
사는 순간,
사는 순간, 사는 순간,
사는 순간, 사는 순간, 사는 순간,
사는 순간, 사는 순간, 사는 순간, 사는 순간
두 가지가 있다.
그 순간과 죽는 순간.
이것들은 양 극단에 위치하지만은
틈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밀접해있다.
아찔할 만큼.
순간의 선택은
아주 간단한 일이다.
허름한 오락실의 느슨해진 게임기 버튼을 누르는 것만큼이나
아주 간단한 일이다.
살아가는 버튼을 누르며
질러냈던 울음들에
죄스러울 만큼
또 다른 극단에 대한 충동은 매력적이다.
곤두박질 치면 그만인
울음의 무게들
극복할 수 없는
아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