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하는 마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라스트 홀리데이>
<기쿠지로의 여름>
<굿모닝 에브리원>
이런 류의 영화를 나는 좋아했다.
분명 좋아했다.
내가 말하는 이런 류의 영화란 여행기와 같은 형식을 띠는 것을 의미한다.
주인공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일전에는 하지 않았던 사뭇 다른 노력을 하고 그 과정 속에서 결국 마침내 무언가를 얻어낸다.
그 무언가는 본인을 떠나게 했던 내지는 노력하게 했던 처음의 그것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지만 주인공은 나름의 깨달음을 얻으며 여행기의 막이 내린다.
분명 나는 그런 영화들을 좋아했는데,
요즘의 나는 극 속 인물들의 노력을 보며 사사건건 냉소를 짓고 있었다.
'영화니까 가능한 거지.'
'감독님 머리가 꽃밭이네. 어떻게 일이 저렇게 쉽게 풀려.'
그런 영화들을 불편하게 보는 일이 더는 없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마음이지 않은가.
극 속 인물의 발전, 더 나아가 타인의 성공에 평소 내가 느끼는 염미와 시기에 대해
나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시기 질투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해야 하는 뻔한 노력 조차하지 않는 본인의 한심한 부분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도구였던 것이다.
그래서 못마땅한 부분을 굳이 끄집어내어 대조하고 찬웃음을 지었던 것이다.
그런 것들을 나는 경계해야 한다.
나를 둘러싼 모든 성장에 찬웃음을 짓는 한심한 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