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장 3~5절
마주한 말씀
창세기 1:3~5
3.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4.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둠을 나누사
5. 하나님이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마주한 생각들
드디어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셨다. 1~2절에서 선언하시고 계획하신 바를 실천하신 것이다. 하나님은 말씀하셨고, 비로소 창조의 첫째 날이 되었다. 그 창조의 첫마디는 이렇다. "빛이 있으라."
하나님은 말씀하셨다(아마르). 이는 말, 지시, 허락의 의미를 갖는다. 말씀하신 것은 창조되었다. 무에서 유의 창조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시작되어 물리적인 사실이 된 것이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시다. 솔직히 이 부분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첫 선언에서와 마찬가지다. 우리의 시작이 하나님이시라는 믿음으로 받아 들어야 한다. 즉, 하나님은 말씀하신 바를 그대로 이루셨다. 그래서 사도 요한은 이렇게 기록한 것이 아닐까?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하나님의 창조는 말씀으로 시작되었고, 그 말씀 자체가 하나님이시다. 그리고 하나님이신 동시에, 태초부터 계신 그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신 예수 그리스도시다.
하나님께서 하신 창조의 첫마디는 바로 "빛이 있으라"였다. 가장 먼저 창조하신 하나님의 창조물은 빛이었다. 이 빛은 해와 달과 별의 빛이 아니었다. '오르'라는 뜻인 불, 열, 광선을 넘어 빛 에너지의 근원이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적어도 상징적은 빛은 아니었을 것이다. 어거스틴은 피조물들에게 필요한 생명과 번영을 주는 신적 은사와 능력을 상징하는 영적 빛이라고 보았다. 묵상하면 묵상할수록 영적인 빛을 포괄한 빛이라는 본질이 아니었을까? 혹시 하나님이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신 것은 아닐까? 그래서 생겨난 빛이라는 에너지 근원은 아닐까? 나의 지식과 상상으로는 가늠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은 빛을 보셨고, 보시기에 좋다고 말씀하셨다. '토브'라는 좋다는 뜻은 선하다, 충실하다, 아름답다, 존귀하다, 복되다는 뜻을 가진다. 결국 빛이라는 창조물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울 뿐 아니라 선하고 복되고 존귀하며, 그 창조된 바 대로 충실했던 것이다.
빛으로 인해 세상은 암흑이 아닌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혼돈과 공허와 암흑의 세상은 빛으로 인해 질서가 생겼다. 하나님은 빛을 어둠과 나누셨고, 비로소 낮과 밤이라 칭하셨다. 바로 이 구절이 빛을 통한 시간과 공간의 질서의 시작이다. 빛과 어둠을 구분한다는 것은 빛이 소멸된 상태가 아니다. 태양이 지구를 늘 비추고 있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어둠을 구분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빛이 가려진 상태다. 지구의 그림자로 인해 밤이 찾아오듯이 말이다. 밤은 어둠이라는 실체가 빛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빛이 가려진 상태다. 하나님은 빛이 필요하지 않으시지만, 우리와 온 세상을 위해 빛을 창조하셨다. 빛은 모든 곳을 비출 수 있지만, 물리적인 상태 한계도 존재하게 된 것이다. 하나님의 창조가 불완전한 것이 아니다. 빛의 존재로 인한 어둠의 상태가 생긴 것이다.
하나님은 빛을 통해 생기는 어둠으로 시간이라는 질서를 만드셨다. 이것이 시간이라는 질서가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마치 지구가 태양을 일정한 속도로 공전하고, 자전하듯이 말이다. 아직 태양과 달과 별이 창조되기 전이지만 하나님은 빛과 어둠을 통해 낮과 밤이라는 시간을 창조하신 것이다. 3~5절의 시간 개념이 24시간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빛을 통해 지금 우리의 근간인 시간이라는 질서를 창조하고 계신 중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공의다. 하나님은 절대로 빛을 편애하지 않으셨다. 빛이 보시기에 좋았기 때문에 그 시간을 늘리지 않으셨다. 어둠이 좋지 않기 때문에 소멸하지 않으셨다. 하나님은 공의롭게 질서로 빛과 어둠을 낮과 밤으로 창조하신 것이다.
마주한 결단
창조의 질서를 세우시고, 공의롭게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 하나님은 창조부터 하나님답게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말씀으로 빛을 창조하신 하나님, 스스로를 빛으로 보이신 하나님, 빛으로 세상의 질서를 세우신 하나님, 공의로 빛과 어둠을 공평하게 나누신 하나님, 그래서 시간이라는 질서를 선물로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공의로우신 하나님을 기억하자.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무조건 옳다고 여기지 말자. 하나님의 질서는 빛과 어둠을 구분하고, 대비시키지 않으셨다. 이를 통해 질서를 만드셨고, 시간을 만드셨음을 기억하자. 하나님의 역사 아래, 하나님의 질서를 기억하며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 묻고, 묵상하고, 행동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