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아프면 새액새액 소리가 난다.
울 할매 열 걸음마다 새액새액하믄 다시 꼬박십분을 앉아야 했다.
남들 곰방 갈 거리 할매랑 가면 꼭 내일 도착할 지경이라.
하루는 할매가
“내랑 시장 좀 같이 가도.”
그런다.
귀찮은데 아닌 척
“네 같이 가요.”한다.
짧은 거리 반나절 꼬박 걸려 도착한 시장에서
북적이는 사람들, 국수 냄새
정신 팔린 어린 손녀 손을 잡으며
멋쩍은 표정으로 할매가 말한다.
“내 수의 좀 하나 사게”
발걸음 소리 하나까지 생생한 곳에 서서
이제 막 시작인 파릇한 손녀는
그렇게 우째 끝을 받아본다.
뻣뻣한 수의 만지는 손위로 검은 버섯 송이가 벌써 피었더라.
“노잣돈도 좀 챙겨주이소.”
묶어둔 엽전이 수의 위로 던져진다.
주인아줌마의 미소가 생경하다.
그냥 내가 생경하다.
잊지 못할 만큼 내리 생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