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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엄 Jan 13. 2023

방탈출 좋아하세요?

오프라인 방탈출 만세

게이미피케이션은 사용자에게 특정 행동을 유도할 때 게임 플레이 기법을 적용해 게임을 하듯 즐기며 바라는 행동을 하도록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말로 하면, 의도를 가진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9n년생이라면 알 수밖에 없는 영어 학습 게임이나 닌텐도의 링피트 같은 운동 게임이 대표적인 예다.


9n년생들의 영어시간을 책임졌던 지토와 친구들




최근 '세금내는 아이들'이라는 유튜브 채널이 인기를 끌었다. 아이들은 교실에서 맡은 역할에 따라 차등된 양만큼의 가상의 화폐를 월급으로 받으며 세금도 내고, 원하는 자리(부동산)를 화폐로 구매하기도 한다. 달성해야 하는 퀘스트나 목표, 처리해야 할 빌런도 없지만 아이들은 자신이 주도권을 가지고 자원을 배분받으며, 그 자원을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투자하는 데서 재미를 느끼니 이것도 게이미피케이션의 일종이 아닐까.


아쉽게도 어른이 된 나는 가상의 화폐가 아닌 진짜 화폐로 세금을 내고 있고, 내가 배우고자 하는 분야의 지식은 누가 이렇게 공들여 게임으로 만들어주지 않는다. 차갑고 냉정한 현실 속에서 나는 내 자신을 놀아줄 게이미피케이션 컨텐츠를 찾아왔다. 그중 하나가 바로 온/오프라인 방탈출이다.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도 많이 있겠지만 나는 소모적인 게임을 하면 흘려보낸 시간이 아까워 기분이 더 다운되는 사람이다. 어떻게든 뭔가 배우고 느끼고 얻을 수 있으면서 재밌는 걸 찾아야 했는데, 방탈출이 딱이었다.


방탈출은 스토리 진행형 게임이면서 나름대로 머리도 쓰게 하고(잦은 방탈출이 창의성을 길러준다는 나만의 미신이 있다), 잘 만들어진 방탈출의 경우 마지막에 얻어가는 잔잔한 감동이나 지식도 있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 단서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 쑤시고 다니는 것부터 문제 앞에서 요리조리 고민해 보며 머리를 쓰고 문제를 풀어낼 때의 쾌감이란! 물론 아직까지는 문제에 막혀서 실은 아무 생각도 안 나지만 턱을 괴고 고민하는 척하다가 옆 사람이 풀어내면 "와! 너 천재야?"라고 말하는 횟수가 더 많다.


체인점 형태의 방탈출 카페를 즐기는 것도 행복하지만, 내가 더 좋아하는 건 오프라인 방탈출이다. 짜여진 시놉시스 안에서 공간이 구현된 방탈출 카페와 달리, 오프라인 방탈출은 야외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날씨, 조명, 온도, 습도... 모든 것이 그때그때 다르다. 다시 말하면 이 모든 요소가 다 방탈출의 일부로 기억 속에 각인된다. 제각기 필요한 책을 사느라 분주한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내가 비밀 미션을 수행하고 있었다는 걸 누가 알까?


또, 오프라인 방탈출은 주로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게임을 끝내면 배워가는 것까지 있다. 앞으로 틈틈이 내가 지금까지 즐긴 오프라인 방탈출에 대해 하나씩 풀어보고자 한다.


오프라인 방탈출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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