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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엄 Jan 31. 2023

불안정성을 견디는 것도 능력

우리의 뇌가 인공지능과 다른 점

몇 달이 지난 일이지만, 운 좋게 평소 좋아하던 과학자인 장동선 박사님의 특강을 들었다. 장동선 박사님은 '알쓸신잡2' 출연을 통해 대중에 이름을 알렸는데(아마도), 그의 초롱초롱 빛나는 눈과 배움에 대한 순수한 열정, 사람에 대한 애정은 내가 과학자에 대해 가지고 있던 얄궂은 선입견을 와장창 깨뜨려주었다.


특히 "사람의 몸은 척추동물이지만, 마음은 갑각류와 같다고 생각해요. 가장 약해져 있을 때가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을 때에요."라는 그의 말을 사랑한다. 자신이 관찰한 과학적 지식에 대해 인문학적 성찰을 탄생시키는 과학자는 문·이과를 대통합하며 양쪽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과식 감동멘트를 시도했다가 이과들의 냉담한 팩트철퇴를 맞고 파사삭 식어 본 경험이 많은 사람으로서 정말 탐나는 재능이 아닐 수 없다.(나는 일찍이 수학의 신에게 버려져 이과의 꿈은 꿔 본 적도 없다) 그런 장동선 박사의 강연이라니! 게다가 주제는 "우리의 뇌는 왜 인공지능보다 나은가?"로 흥미롭기까지 했다.


도서관의 세미나실에는 예상했던 것처럼 사람이 가득 찼고, 나중에는 서서 듣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운 좋게 자리를 잡고 3시간에 달하는 강연을 들으며 좋은 내용이 많아서 쉴 새 없이 머릿속으로 내용을 정리하고 메모했다. 그렇게 정리한 내용 중 몇 가지를 공유하고자 한다.





1. 음식 취향이 여행 취향으로, AI와 빅데이터의 능력

'Fish hero'라는 게임은 게임을 하며 플레이어가 보인 성향을 분석해 그의 여행 취향을 분석해 낸다. 이제 인공지능은 우리의 음식 취향을 통해 여행 취향을 알 수 있고, 음악 취향으로 연결 지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2. 안정보다 모험을

인공지능의 발달로 앞으로의 세상은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다가오는 세상에서는 안주하고, 변화를 거부하기보다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변화에 뛰어들어야 한다.


3. 생물체를 구별해 내는 인간의 뇌

인공지능이 초코 머핀과 갈색 치와와, 식빵과 강아지의 엉덩이를 구분해내지 못하는 장면이 짤로 돈 적이 있다. 이제는 인공지능이 더 발전해서 이 둘을 구별해 낼 수 있지만, 바로 구분이 가능한 우리들이 보기에는 우스운 장면이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생명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해 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4. 인공지능과 인간의 뇌의 차이점

생명을 구별해 내는 인간은 그 생명체에 연결감을 느낀다. 인공지능과 달리 눈길에 오토바이를 모는 배달기사를 걱정하고 상대의 감정에 공감한다.


5.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것은 이 연결감을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관계 속에서 자신을 이해할 필요가 있고, '나'에 갇히기보다 남들과의 관계에서 내가 어떤 것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는 연결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커뮤니티가 중요해질 것이며 개인으로서는 연결감, 자율성, 유능감을 느끼는 것이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강연에 참여한 사람들 중에는 학부모들도 많이 있어서, 아이를 키울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교육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1. 회복탄력성 2. 연결하는 능력(필요한 정보를 찾아가는 know-where) 3. 자기 인식(과대평가나 과소평가하지 않고, 피드백을 받아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정확히 아는 것)의 세 가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아이를 가르칠 때뿐 아니라 아직 젊은 우리(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이 누구든, 우리 모두는 아직 젊다)가 참고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내게 위로가 되었던 부분은 앞으로 필요한 것이 '회복 탄력성'이라는 부분이었다. 불안정한 상황(백수입니다ㅎㅎ)을 견디고 있는 지금, 이것도 하나의 능력이고 나는 불안정성을 견디는 회복 탄력성을 기르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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