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는 중국 최대의 인터넷 쇼핑몰 알리바바 닷컴을 운영하는 중국 빅테크 기업입니다. B2B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 닷컴'에서 시작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타오바오'몰이 있습니다. 압도적인 중국 내 1등 온라인 커머스 기업으로 거래규모만 보면 아마존보다 큰 기업입니다. 또한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와 배달/물류시스템을 자체 운영하고 있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과 같이 클라우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글로벌 규모엔 못 미치지만 중국 내 점유율 1위 기업입니다. 또한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어 텐센트와 더불어 중국 내 최고 빅테크 기업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현재 알리바바의 주가는 고점 319달러 대비 -61%인 122달러 수준입니다. 창업자 마윈의 공산당 비판 발언 이후 주가는 끊임없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20.10월 마윈은 중국 정부를 공개 저격했습니다. 사실 국내에서도 대기업 총수도 이 정도 수위의 비판은 하지 않습니다. 당시 소식을 듣고 생각보다 과감한 비판과 중국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20.10년 마윈의 비판 발언 요약]
마윈은 “위대한 혁신가들은 감독(監督)을 두려워 하진 않지만, 뒤떨어진 감독은 무서워한다”며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관리할 수 없듯이,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미래를 관리할 순 없다”라고 말했다. 중국 금융 당국이 안보와 위험 방지 등 이유를 내세워 지나치게 보수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노골적인 비판을 한 것이다. 그는 이어 “현재 중국 금융 시스템은 건전성이 문제가 아니라, 금융 기관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 기능의 부재가 문제”라고도 했다.
21.9월부터는 중국 부동산 리스크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됩니다. 헝다그룹으로 대표하는 부동산 디벨로퍼의 높은 부채비율, 그리고 이로 인한 연쇄 파산 가능성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헝다그룹은 외채 상환이 불가하다는 공시를 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중국 정부는 부동산 대출규제 일부 완화, 지준률 인하를 동시에 발표하며 부동산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습니다.
이런 거시적/적치적 원인 외에도 중국 커머스 산업의 경쟁 심화로 인한 알리바바 점유율 하락 등으로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알리바바 주가 차트 (~21.12.19일)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저는 정부 규제가 시작됐을 때 주식을 분할 매수하기 시작했습니다.
- 1차 '21.5월 단가 $211
- 2차 '21.7월 단가 $204
- 3차 '21.9월 단가 $161
그 결과는 현재평단 $193으로 -35% 손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이미 많이 물려있는 상황입니다. 단기적 반등은 쉽지 않아보이고 당분간 기간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손절은 하지 않고 장기 보유하기로 결정했습니다(처음 계획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채운만큼 추매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1. 밸류에이션 매력
역사점 최저점으로 매우 싼 가격입니다. 최근 5년간 연 성장률이 29%가 되는 기업의 PER이 15배 수준으로 매우 저렴합니다. 또한 고점 대비 60% 이상 하락한 상태입니다.
오른쪽 삼성증권 리포트를 보면 PER 밴드의 표준편차 2배 레인지를 벗어났습니다. 이는 극단적 저점이라 판단되며 적어도 손절하기엔 너무 싼 가격이라 판단했습니다.
2. 매출과 이익의 지속적인 외형 성장
주가와 이익, 주가와 매출을 비교한 차트입니다. 한 눈으로 봐도 기업은 성장하고 있으나 주가는 하락함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의 이익은 과징금 및 기부 등으로 영업외적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 상태임에도 하락하지 않았습니다.
현재의 주가는 2017.5월 수준입니다. 당시 알리바바의 분기 매출은 38bn, EPS는 4.3입니다. 21.11월에 발표한 최근 분기 매출은 201bn, EPS는 11.2입니다. 단순 비교하면 매출은 5배, 이익은 2.5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3. 종목 이슈보다는 정치/거시적인 하락
알리바바의 하락은 종목만의 이슈를 넘어 홍콩에 상장되어 있는 중국기업 전체의 이슈입니다. 이는 결국 매크로적인 이슈로 단기적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과잉 매도를 유발했을 수도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가는 이익의 함수입니다. 시장 잡음으로 인한 하락은 변동성은 크지만 결국 회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21년에는 시진핑 정부 3기 집권 이슈로 중국 공산당의 헤게모니 싸움이 있었습니다. 중국 정부 vs 민간자본의 겨루기에서 민간 자본이 완패한 21년입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20년 이전의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 기업은 중국 혁신의 상징이었습니다. 수많은 인재와 자본이 몰리는 분야기도 했습니다. 민간자본이 중국 정부를 이기는 형세였습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이를 좌시하고 있을 리는 없었습니다.
20.10월 마윈의 작심 발언 이후 이러한 흐름이 바뀝니다. 작정하고 나선 중국 정부는 본격적으로 빅테크를 규제하기 시작했고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조치가 시작됐습니다. '설마 이렇게 까지 하겠어?'라는 시장의 우려를 보란 듯이 더 심한 규제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22년 하반기에는 시진핑 정부 3기가 본격적으로 안정화되는 시기부터는 정치적 이슈도 잠잠해질 것이라 예상해봅니다. 정부 vs 민간자본의 싸움에서 정부가 완승을 거두게 되는 만큼, 안정화된 정치체계 하에서 민간자본의 성장이 시장의 눈에 들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