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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hn Mun May 23. 2022

<샤워실의 바보들> 안근모

#샤워실의바보들 #안근모 #어바웃어북 [8.5/10.0]

"샤워실에서 갑자기 물을 틀면 차가운 물이 나오기 마련이다. 샤워실의 바보는 수도꼭지를 더운물 쪽으로 돌려버리고, 뜨거운 물이 나오게 된다. 샤워실의 바보는 깜짝 놀라 수도꼭지를 찬 물 쪽으로 돌리게 되고, 다시 빙하수가 나오게 되며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밀턴 프리드먼이 처음 제시한 '샤워실의 바보'라는 내용입니다. 정부의 시장경제 개입을 비판한 표현으로, 섣부른 정부 개입이 경제 사이클의 등락을 증폭시키는 영향을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샤워실의 바보는 사실상 미국 연준을 지칭합니다. 비판의 대상은 공격적인 통화정책 확장, 그로 인한 자산시장의 버블이죠.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위험(RISK), 불확실성(Uncertainty), 무지(unawareness)에 대한 설명입니다. 과학과 상식 선에서 예상된 시나리오가 아닌 다른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은 위험, 가능성을 계량화할 수 없다면 이는 불확실성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험과 불확실성은 모두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영역 내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상태라면 이는 무지의 영역입니다. 주기적으로 반복된 공황과 대불황은 이 '무지'의 결과입니다.

현재도 진행 중인 통화정책의 실험의 결과도 여전히 '무지'의 영역을 잉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 이후 대규모 통화 확대가 있었고, 현재는 긴축의 초입에 돌입했습니다. 이번 통화정책의 결과 역시도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힌트를 얻기 위해 과거를 돌아보는 방법 말고는 특별한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샤워실의 바보들은 2014년에 출간된 책으로 바로 가장 최근의 통화 긴축시대 직전에 쓰인 책입니다. 그래서인지 현재의 시황과 어느 정도 닿아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당시의 긴축과 오늘날의 긴축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지만, 오늘만큼이나 걱정스러운 시장 상황이 반복되고 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전공책을 읽는 것만큼 난이도가 있는 책이었지만 오늘날과 가장 가까운 과거의 한 시대를 훑어보기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번에도 또 다른 불황이 온다면 '무지'의 영역을 다시 한번 인정하게 되는 모습일 것입니다.

 
※ 엘런 그린스펀 이후의 긴축시기
1. '94.2~'95.2 (기준금리 3.00%→6.00%)
2. '04.6~'06.6 (기준금리 1.00%→5.25%)
3. '15.2~'18.12(기준금리 0.25%→2.50%)
4. '22.3~ (기준금리 0.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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