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제국의 미래> 양수영 최지웅
에너지 패권 이해는 이 책으로 끝
#에너지제국의미래 #양수영 #최지웅 #비즈니스북스 [9.9/10.0]
에너지 문제의 현안과 에너지 패권의 현재와 미래전략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1. 에너지 패권이 국가의 패권
산업화를 선도한 영국은 석탄이라는 에너지원을 기반으로 세계를 지배했다. 미국은 석유를 기초로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확립했고, 석유의 해상 수송로를 장악하며 패권국가로 성장했다. 미국이 치른 수차례의 중동전쟁은 석유패권에 기인한다. 아울러 중국이 최근 몇 년간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미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이며, 유럽 미국 등 기존의 패권국가들도 재생에너지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한마디로 역사는 에너지 분야의 실력이 국가의 부와 힘을 결정했다.
2. 석유소비는 줄지 않았다
재생에너지 전환에도 석유 소비량은 줄고 있지 않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가장 높은 유럽에서 일부 석유 소비량이 축소되었지만 이 마저도 2014년 이후에는 정체되어 있다. 여타 개발도상국에선 석유 소비량이 증가한다. 석유의 수요는 사실상 인규 규모와 비례하여 증가해왔다. 이 때문에 경제성장과 인구 성장이 한계에 이른 선진국은 석유소비가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인구가 성장하는 아프리아와 아시아의 석유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들에게 (특히나 산유국인 경우) 저렴한 석유 경제를 포기하는 것은 국가 경제를 포기하라는 말과 같다.
3. 재생에너지는 석유를 대체하지 못한다
석유의 소비 비중은 차량, 선박, 항공기 등의 수송연료 50~60%, 석유화학 제품 원료 15~20%이다. 즉 석유 소비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수송연료의 대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항공기와 선박의 대체 연료는 거의 없고 이를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약하다. 큰 변화를 가져온 흐름이 전기차다. 전기차의 성장세가 가파르지만 지구 상의 전체 차량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2021년 기준)이다.
또한 재생에너지는 전기 생산을 위한 발전용으로 대부분 사용되는데, 이는 일상에서 접하는 수많은 석유화학 제품을 대체할 수는 없다. 한마디로 재생에너지는 발전용 에너지로 비중을 늘려갈 것이고 마땅히 그래야 하지만 석유를 100% 대체할 수는 없다.
4. 석유 고갈을 준비해야 한다
석유 매장량은 48년, 잠재적인 자원까지 포함하더라도 100년 내외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자본투자와 기술 개발로 신규 원전과 셰일 오일 등이 나타나며 석유 공급을 이끌었다. 그러나 지금은 석유 개발에 자본도 기술도 투자되지 않는다. 투자자와 인재들은 새로운 에너지원과 4차 산업에 집중한다. 게다가 석유기업이 자체적으로 투자를 한다고 해도 사회적 비난이 쏟아진다. 그간 항상 예측이 틀렸던 과거의 석유 고갈론이 이제는 현실화될 수 있다.
5. 재생에너지는 단순 명분이 아니다
유럽이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장하는 것은 단순 기후변화 우려 때문이 아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유럽은 재생에너지 사업이 필요하다.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 가장 앞서있는 국가는 유럽이다. 독일을 제외하면 유럽의 전력 사용량도 크지 않다. 제조업이 기반이 된 경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새로운 산업의 사다리가 될 수 있다. 아주 장기적으로 본다면 재생에너지는 과거 석유가 차지했던 '상품의 왕' 지위를 이어받을 수도 있다.
6. 수소의 내러티브와 넘버스
수소는 대표적인 신에너지이다. 수소는 생산 원료에 따라 친환경적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수소를 석유나 석탄으로 생산한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야기한다. 화석원료를 기반으로 탄소포집 후 생산되는 블루 수소, 물에서 생산되는 그린 수소가 친환경에너지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수소가 주는 내러티브는 환상적이다. 물에서 분해되며, 부피도 가볍고, 충전도 빠르다. 그러나 기술적/경제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유토피아에 가깝다. 물을 분해하는 기술,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 수소 액화 기술(전 세계에서 일본만 유일하게 성공) 등 아직은 먼 미래기술들이다. 따라서 수소를 대할 때의 마음가짐은 스토리에 들뜨지 않고 숫자에 실망하지 않는 것이다.
7. 탄소중립이 가져올 산업의 변화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인 석탄 사용 감소, 재생에너지 발전을 위한 그리드 및 스마트 전력체계 구축, 탄소 국경세 도입으로 에너지 생산원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또한 에너지를 활용하여 생산되는 철강, 시멘트 등 산업원료 가격도 상승할 것이며,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도 상승은 불가피하다.
8. 탄소중립은 수요의 변화가 필수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에너지 소비 절감이 필수적이다. 비용적인 부담, 기술적 한계로 에너지 소비의 100% 재생에너지 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파트 및 공유경제를 통한 효율적인 공간구조 변경, 소비성 내구재(TV, 자동차, 세탁기 등)의 자주 교체하지 않는 생활 습관이 개선되어야 한다. 메타버스 산업의 성장으로 실물자원을 소비하지 않는 모습의 일상화 등도 필요하다.
9. 의무와 불만 사이의 예술, 탄소중립
탄소중립의 핵심은 에너지 소비 절감과 에너지 전환이다. 이는 에너지 비용 증가로 고통분담을 야기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계획과 목표는 시행 전까지 어떠한 분담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시행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당장 전기요금부터 현실화해야 한다.
또한 소비 절감으로 경제 위축을 야기할 수 있다. 인류는 에너지 발전으로 빈곤과 야만을 몰아냈다. 그러나 에너지 전환으로 발전이 위축된다면 일자리와 생활수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이는 에너지 전환에 대한 대중의 수용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기후변화에 대한 회의론과 음모론은 더 힘을 얻을 것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력과 과학기술에 있다. 현재 수준으로 탄소중립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관건은 에너지 분에야 어느 정도의 진보가 나타날 수 있느냐이다.
욕구의 단계 이론이 작용하듯 에너지가 일상을 위협하지 않을 때 더 높은 차원의 에너지를 욕망할 수 있다. 사회적 불만의 누적되는 사회에서 탄소감축 속도는 절대 올라갈 수 없다. 인간은 지금 눈앞의 손실에 민감하고 불확실한 손실에는 둔감하다. 이 점이 기후변화 해결에 가장 큰 장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