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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hn Mun Jul 28. 2019

<지리의 힘>, 팀 마샬

지리학(Geography)의 사전적 정의는 ‘지표 상에서 일어나는 자연 인문학적 현상을 지역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과학의 한 분야’이다. 조금 쉽게 풀어보면 한 지역의 바다, 산, 사막, 평지, 기후 등의 지역적인 특수성이 인간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연구하는 학문이다. 저자인 팀 마샬은 이 지리학을 기본으로 세계를 10가지로 지역으로 분류했다. 중국, 미국, 서유럽, 러시아, 한국,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인도, 북극이 그곳들이다.


‘지리의 힘’에서는 이 10가지 지역의 지리적 요소와 그로 인한 사회적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각 사회에 주어진 지리적 환경이 그동안 각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하고, 앞으로 해당 지역에서 예상되는 변화를 설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즉 지리가 만들어낸 과거의 역사와 앞으로 만들어갈 미래를 예상해 보는 내용이다.


책의 내용을 읽다 보면 지리적 요인이 다양한 사회 문제의 원인임을 알 수 있다. 그중 공통으로 찾을 수 있는 부분이 하나 있다. 지리적 요인을 무시한 국경은 국가 간의 분쟁으로 쉽게 이어진다는 점이다. 지리는 오랜 시간 그 사회의 인간들을 구분 지었다. 이미 그들은 각각의 문화와 역사를 만들었다. 이런 특수성을 무시하고 국경이 그어진 국가들이 있다. 아프리카, 중동, 그리고 한국이 그렇다.


아프리카와 중동은 각각의 문화와 역사가 국가 간 혼재되어 있다. 열강의 이기로 인해 자로 그어진 국경선은 지리적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했다. 그렇게 각각의 문화와 역사는 뒤섞였다. 이미 달라질 태로 달라진 그들을 국가라는 이념으로 한데 묶은 들, 국가는 그들을 하나로 묶기엔 너무 약한 이념일 뿐이다.


한국은 이들과의 분쟁과는 다르다. 문화와 역사가 오랜 시간 함께 이어졌으나 이념으로 분단된 국가다. 중동과 아프리카가 다양한 민족이 뒤섞여 생긴 분쟁이라면, 한국은 민족은 같으나 이념으로 발생된 분쟁이다. 서울과 평양은 지리적으로 지나치게 가깝다. 또한 한반도는 동서로는 분리되어 있으나 남북으로는 지리적 방해를 거의 받지 않는다. 문화와 언어도 오랜 시간 공유했던 같은 민족이다. 역사적으로 남과 북이 크게 대립했던 민족도 아니다.


하지만 이념적 대립과 한반도를 둘러싼 주위의 환경은 녹록하지 않다. 중국과 러시아, 미국과 일본은 세계적인 강국이며, 한반도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또한 북한은 어떤가? 스스로가 위험한 약자가 되길 원하고 있다. 언제 폭발해도 이상할 만한 상황이지만 모두가 전쟁을 원치 않는다. 난해한 상황이다. 이게 우리가 처한 지리적 특수성이다. 그래도 이념은 스쳐 지나가도 지리적 요소는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킬 것이다.



리뷰를 마무리하며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이 책은 결코 친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아주 쉬운 책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세계사와 근현대사, 해당 지역의 지리적 요소를 알고 있어야 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부분의 지도나 시각자료가 첨부되어 있었으면 더 이해가 쉬었을 텐데,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읽는 내내 자주 구글맵을 찾아봤고, 낯선 근현대사는 인터넷을 찾아보면서 읽었다. 아무래도 부가적으로 찾아보는 게 많다 보니 읽는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다양한 분야에 대해 개괄적인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친절하고 쉽지는 않은 책이었지만 읽고 나면 많은 것이 남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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