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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hn Mun Dec 15. 2019

<프라이싱> 헤르만 지몬

가격전략의 중요성

가격은 상품과 시장이 만나는 접점이며 기업이익에 직결되는 요소이다. 하지만 가격은 경영학에서 우선순위가 밀리는 것 같다. 마케팅 전략의 일부로 가격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가격 자체가 중요하게 부각된 적은 없는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전공한 경영학은 그랬다.

 

기업의 이익을 단순화하면 가격(P) X 수량(Q) - 비용(C)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 가격과 수량과 비용만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도 경영학에서 가격이 다른 요인들에 비해 덜 중요하게 생각되는 이유는 뭘까. 아무래도 수량과 비용은 기업 내부에서 통제할 수 있는 변수라 생각되는 반면 가격은 시장에서 주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일반적인 경영은 생산량을 전략적으로 결정(생산관리)하고 경쟁사보다 제품을 판매(마케팅관리)하고 생산비용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재무관리)에 집중한다. 이들 각각이 쉬운 요소들은 아니지만 기업 내부에서 통제 가능한 요소들이다. 아니 기업 내에서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라 믿고 있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다.

 

또한 수량(Q)을 강조한 경영은 조직을 움직이기에도 수월하다. 조직은 목표에 따라 움직이고 목표는 대게 수량으로 표현된다. 예를 들면 A팀의 20년 목표는 1,000만 개 판매라고 부여하는 것과 A팀의 20년 목표는 평균 판매 가격 3만 원이라고 부여하는 건 차이가 있다. 목표의 시각화하는 방법이나 조직원을 움직이게 하는 동인은 수량적 목표가 더 효율적이다. 비용(C)도 마찬가지다. 비싸게 파는 것보다 싸게 만드는 게 수월하다(사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다. 경영은 다 어렵다!).

 

그렇다면 가격(P)은? 시장에서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은 기업이 조정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을 압도하는 독과점 기업이 아니면 가격을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런가? 왜 애플의 아이폰은 삼성의 갤럭시보다 비싸게 팔리며, 엘지의 가전제품은 샤오미의 가전제품보다 비싼 것인가? 이런 가격이 시장에서 단순히 주어진 것일까? 그들은 가격을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이거나 본능적으로 그런 전략을 취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가격에 집중하고 그런 차이들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공부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가격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이 바로 헤르만 지몬의 프라이싱이다.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신선했다. 가격을 새롭게 전략적으로 고민해보는 시간이었고,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를 다시 고민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헤르만 지몬은 본인이 가격 결정에 전혀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사업은 시작도 하지 말라고 말한다. 본인이 사업을 하거나 경영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새겨야 할 가르침이라 생각한다.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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