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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hn Mun Nov 17. 2019

<대변동> 제러드 다이아몬드

위기 선택 변화

6개 국가의 위기와 그 속에서의 국가의 선택과 변화의 역사를 분석한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역작이다. 핀란드, 일본, 칠레, 인도네시아, 독일, 오스트레일리아가 6개 국가의 주인공들이다. 첫눈에 이들 국가들의 공통점을 찾기는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전 세계 위기를 분석, 정리하여 위기의 정도나 중요도에 따라 선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외로 이 6곳은 작가 자신이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는 국가들일뿐이다. 하지만 이렇게 같을 것 없어 보이는 국가들 사이에서도 위기의 공통점은 있다. 그리고 선택과 변화의 공통점도 있다. 6개 국가의 근현대사를 저자의 눈으로 꼼꼼히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얻어진 통찰력을 살펴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국가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다. 대한민국이다. 우리나라의 위기는 무엇이고 선택은 무엇이었는지 그 방대한 조사와 주장은 개인적으로 부담스러워 나름대로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봤다.


장점 1 발전된 정치 민주 체계


발전된 ‘정치’ 민주 체계이다. 경제민주주의나 사회민주주의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재벌구조가 야기한 신분(?!) 차이, 여성의 사회적 불평등 등 경제민주주의나 사회민주주의는 아직 부족한 부문이 많다. 하지만 정치 민주주의만 생각한다면 꽤나 잘 만들어진 국가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독재가 아니며(생각보다 많은 나라에서 독재적이고 비민주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많지만 정당 중심의 정치가 계속해서 균형 있게 이뤄지고 있다. 또한 우리는 평화적인 시위로 대통령을 탄핵한 경험이 있는 고도의 정치 민주사회이다.


장점 2 경제 강국


2018년 기준 국내총생산 12위의 경제강국이다. 미국, 중국, 일본과만 비교하는 실수는 그만해야 한다. 그들은 세계 1등 2등 3등이다. 부족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우리 경제력을 폄하할 필요도 없다. 자원도 없고 인구도 적은 대한민국에서 이룬 경제적 성과를 인정하자.

 

장점 3 민족적 유대감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은 우리 사회에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순신, 세종대왕에서부터 최근에는 손흥민, BTS 등 한국인이라는 사실 만으로 우리는 그들은 지지한다. 실제로 역사적으로 한국이라는 민족정신이 국가를 위기에서 구해줬다. 드라마틱한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민족정신이 장점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역사적으로 분명한 장점이었다.


단점 1 지리적 불리함


우리는 경제강국이지만 주변엔 3대 경제강국이 2곳이나 있다. 중국과 일본이다. 더구나 이들은 우리보다 인구도 많고 면적도 넓다. 그뿐만이 아니라 전통적인 견원지간이다. 서로가 망하길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객관적 장점도 폄하하고 있다. 한국이 중국과 일본을 폄하하듯 그들도 우리를 폄하하고 있다. 이건 지리적으로 안고 가야 할 영원한 숙제일 것이다. 더구나 북한이라는 전쟁위험도 상존한다.


단점 2 소통의 단절

사실 이게 가장 심각한 단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당 간의 이념갈등, 세대갈등, 지역갈등, 남녀 갈등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런 갈등의 원인은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지만 애석하게도 그 어디에서도 뚜렷한 해결방안을 제시해주지는 못하고 있다.


소통과 평등과 같은 윤리적인 가치로 창출된 이번 정권에서도 해결하지 못하는 게 지금의 갈등이다. 정당 간 이념 갈등과 지역갈등은 심화됐고, 부동산을 통해 해결해 보려던 세대 간 갈등은 명백히 실패했다. 남녀 갈등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지만 뚜렷한 개선책은 보이지 않는다. 해결이 가능하기나 한 문제인 걸까.


위의 장단점은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뇌리에 남았던 내용들을 정리해 본 것이다. 정리하면서 보니 대한민국에게 처한 상황은 결코 평범해 보이지 않는다. 점진적인 위기(세대 간 갈등 심화 등으로 초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급진적인 위기(전쟁이나 국가 간의 갈등) 등 어떠한 형태로도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분명히 높다.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변화를 가져갈지 고민스럽다. 이럴 때마다 생각을 나눌 독서모임이라도 해볼까… 개인적으로 생각만 또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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