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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hn Mun Dec 17. 2019

<뜻밖의 창업> 김용태

창업이 정말 답일까?

'젊은이들이여 창업하라'라는 흔한 이야기가 아니라 다행이었다. 창업을 할 수밖에 없는 경제상황과 기술적인 트렌드, 그리고 한국사회에 대한 분석이 주를 이루는 책이다. 저자는 어렵지만 창업은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시대는 이미 변하고 있고, 어차피 안정적인 직장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한다. 가끔은 작가의 주장이 과격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에 동감했다. 주요 내용을 몇 가지 소개해보려고 한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선뜻 창업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본업과 창업을 겸업하는 안정적인 시도를 해본다거나, 그 중간 어딘가에 포지셔닝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방법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1. 한국의 창업환경은 지독히도 어렵다.
 
창업도 어렵지만 한국에서의 창업은 더 어렵다. 우선 창업정신이 죽었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해보겠다는 시대적 흐름이 없고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기존의 성공방식에 여전히 취해있는 기성세대는 기존의 성공방정식 때문에 창업에 실패한다. 성공방정식은 이미 바뀐 지 오래다. 그런 모습을 보며 자라온 새로운 세대는 창업을 기피한다. 일부 창업을 시도하는 사람은 기성세대에 장벽에 가로막히기 십상이다. 성공의 물고가 없으니 벤처자본도 말라버렸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의 선순환 구조와 중국 선진의 창업사례를 꿈꾸는 건 한국에서 요원한 일이 되어 버렸다.
 
2. 기계는 인간의 육체노동을 넘어 정신노동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AI 때문이다. 지금까지 기계는 인간의 단순한 육체 움직임을 대체해왔다. 반면 정보를 수집하여 분석하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창출하고 판단하는 능력은 인간의 고유영역으로 간주되어 왔다. 하지만 기계는 AI로 이런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미래의 인간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현재와는 또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이를 대비해야만 한다.
 
3. 장사꾼과 사업가는 다르다.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업을 이해하고 재정의해야 한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을 쫒는 것은 장사꾼일 뿐이다.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돈을 좇지 말고 업을 지켜나가야 돈을 벌 수 있다. 흔한 사례지만 스타벅스는 커피를 팔지 않고 문화를 판매한다. 커피를 팔려는 사람은 장사꾼이고 커피 판매를 넘어 문화를 파는 사람은 사업가다.

4. 창의성/독창성은 도둑질이다.


창의성과 독창성의 시작은 모방이다. 아무것도 없는 무지의 영역에서 새로운 생각을 하기란 무척이나 어렵다(사실상 불가능할지도..?). 이미 현장과 현업에서 치열하게 고민했고, 많은 아이디어들이 실행되고 사장되길 반복했다. 이런 환경에서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기존의 아이디어에서 만들어 내야 한다. 기존의 생각을 모방하고 더 잘 연결하고 새롭게 보는 것이다. 창의는 모방에서 시작되고 도둑질도 크게 해야 한다.


5. 플랫폼은 새로운 시장이다.
 
사업의 승패는 기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가에 달렸었다. 기존 밸류체인의 일부가 되거나 밸류체인을 효율적으로 개선하거나 새로운 밸류를 창출하는 방법들이다. 하지만 시장은 플랫폼화 되고 있다. 기존의 시장과는 구분되는 모습이다. 유통과정은 간소화되고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만나는 등 기존 사업의 성공방정식은 이제 더 이상 맞지 않다. 플랫폼을 이해해야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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