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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hn Mun Jan 04. 2020

<역사의 쓸모> 최태성

삶이라는 문제에 역사보다 완벽한 해설서는 없다

사람은 시간 앞에 겸손해야 한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들 시간과 경험 앞에 장사 없는 것이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는 더 많은 시간을 들여 더 많은 경험을 쌓은 사람을 존중하며 그 앞에서 많은 가르침을 얻고자 한다. 고작 인간의 시간은 100년 남짓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역사의 시간은 무한에 가깝다. 역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보낸 시간의 기록이다. 누구나 역사의 시간보다 오래 살 수는 없고, 역사의 경험보다 많은 것을 경험할 수는 없다. 즉 사람은 시간 앞에 그리고 역사 앞에 겸손해야만 한다.


역사는 간직한 시간만큼이나 많은 것을 간직하고 있다.


내가 지금 마주친 문제는 이미 과거의 누군가가 마주친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앞으로 마주칠 문제도 이미 과거의 누군가가 마주쳤을 것이란 사실이다. 더구나 이런 과거는 한두 번이 아닐 것이다. 역사는 이미 내가 처음 만난 문제를 이미 수십 번 실패하고 해결해 왔다. 역사는 이미 답을 알고 있을 것이고 역사의 쓸모는 여기서 출발한다.


혹자는 역사의 쓸모가 전보다 못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사는 ‘지금’은 역사의 ‘과거’와는 너무 다르고, 유래 없이 빠른 변화에 과거의 경험이 더 이상 유효하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인간이 경험하는 문제의 근간은 기술의 문제와는 다르다. 어떤 문제의 해결은 인간 본성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시간이 무한히 지나더라도 인간의 본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삶이라는 문제에 역사보다 완벽한 해설서는 없다


최태성 선생님의 이 책에서는 왜 역사가 쓸모 있는지 말해주고 있다. ‘삶이라는 문제에 역사보다 완벽한 해설서는 없다’라는 들어가는 글을 시작으로 300페이지 분량의 종이에 역사의 쓸모를 설명하고 있다. 1장에서는 쓸데없어 보이는 역사가 어떤 쓸모가 있는지 말해주고 있고, 2장에서는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혁신, 성찰, 공감, 소통 등의 덕목을 역사적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3장에서는 역사적 인물의 삶을 그리며 우리가 살아가야 할 모습을 말하고 있고, 4장에서는 각자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딱딱한 역사의 순서를 나열한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을 역사를 빌려서 한 구 성이다. 역사를 공부한다기보다 따뜻한 수필을 읽는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어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300페이지 정도 되는 책이지만 아마 하루정도면 무난히 읽을 수 있게 아주 쉽게 쓰인 책이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줘도 아깝지 않은 훌륭한 책이다. 많은 분들에게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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