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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hn Mun Apr 26. 2020

<중동은 왜 싸우는가> 박정욱

#중동은왜싸우는가 #박정욱 [평점 : 8.9 / 10.0 ]
 
중동은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의 발원지이며 인간 문명이 최초로 시작된 곳이다. 페르시아, 오스만 제국과 같은 대형 제국은 유럽을 위협하기도 했으며, 아랍상인들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세계 경제의 중심 역할을 했다. 현재는 넘치는 자원과 다양한 민족, 종교 갈등으로 끊임없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지역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중동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한다.

학교에서 배웠던 세계사는 아시아, 유럽, 미국이 중심이다. 정치사는 소련의 사회주의, 영미권의 자유주의가 중심이다. 오늘날 우리의 문화는 한국적인 전통문화와 영미권의 문화가 융합된 모습이다. 중동은 학교에서도 정치에서도 문화에서도 쉽게 접하기 힘든 낯선 곳이었다. 별개의 노력 없이 중동을 유독 잘 알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중동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 공부를 해보자는 요량으로 이 책을 구매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 같은 무지 깽이가 공부하기에도 아주 훌륭한 책이었다. 이슬람교가 발원한 이후부터의 중동역사를 시간대 순으로 설명해주고 있고, 주요 사건들의 배경과 결과, 다음 사건과의 연관성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중동의 역사를 쭉 한번 훑어보고 정리하기에 매우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중동의 지리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었고, 머리에 쉽게 남지 않는 인물의 이름들 때문에 정리가 되지 않는 느낌을 종종 받았다. 이때마다 나는 책 이외의 다른 매체를 활용했다. 유튜브였다. 역사를 잘 정리해준 여러 채널이 있었는 데 그중에서 '역사썰 공장장 두선생'을 추천한다. 중동의 역사를 쉽고 짧게 정리해 주고 있어 병행해서 보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저는 이 채널과 아무런 개인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책의 제목인 '중동은 왜 싸우는가'에 대한 결론을 정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역사와 배경을 쭉 설명했으니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작가의 믿음이었거나, 간단한 방식으로 정리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오해들 때문에 의도적으로 요약을 피한 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중동 분쟁의 원인을 개인적으로 정리해봤다.  이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했으나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포함된 내용이니 이 점은 참고해주시길 바란다.  

1. 민족/종교 기반의 문화적 국경과 행정적 국경의 차이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프랑스, 영국)은 민족적, 종교적, 문화적 차이를 무시하고 국경을 그었다. 마치 아프리카의 국가들이나 우리나라의 38선과 같은 행태였다. 그렇지 않아도 복잡했던 문화적 차이를 단순한 행정적 국경으로 극복할 수는 없었다. 수니파와 시아파, 유대교, 조지아교 등의 종교적 갈등, 페르시아인, 크루드인, 터키인, 팔레스타인, 유대인 등 민족적인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행정적 국경을 문화적 국경으로 대체하려는 수많은 시도가 중동의 피를 멈추지 않게 하고 있다.

2. 민족을 초월한 이슬람 제국에 대한 향수
 
이슬람교는 기본적으로 타문화와 타민족에 이타적인 종교였다. 그런 사상을 기반으로 민족과 종교 갈등을 넘어 대제국을 일궜던 경험이 있다. 이런 통합된 이슬람 제국은 무슬림들에게 잊을 수 없는 과거의 영광이다. 민족과 문화의 차이를 넘은 종교적 결합의 경험은 현재의 무슬림들이 알라의 이름으로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사상적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이슬람 근본주의이다. 보통은 제국주의 열강에 맞서 민족주의 사상으로 극복한 약소국가들의 사례가 관찰된다. 하지만 중동은 이슬람주의로 제국주의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민족주의와 이슬람주의는 끊임없이 갈등하고 있으며 이슬람 깃발 아래 하나 된다는 사상은 옆 민족을 침략하는 사상의 뿌리가 되기도 한다.

3. Drugs in my backyard

중동의 Drugs는 석유이다. 중동은 석유가 풍부한 지역이다. 국가의 기반사업이 자원개발이 되다 보니 다른 경제발전은 등한시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풍부한 자원은 서구 열강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관심은 곧 간섭으로 간섭은 곧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했다. 내 집 앞마당에 마약쟁이들이 있을 때의 고통을 중동국가들이 느낄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러한 경제는 부의 독점을 쉽게 만들어 냈는데, 이는 독재자들의 지지기반이 되고 있다. 민중들의 폭발과 다른 국가들의 경제 제재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기반은 석유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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