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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hn Mun Aug 19. 2020

<파타고니아> 이본쉬나드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파타고니아 #파도가칠때는서핑을 #이본쉬나드 [평점 : 9.0 / 10.0]


'파타고니아'라는 이름이 주는 매력과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라는 부제에 이끌려 구매했다. 이 책의 제목인 파타고니아는 남미에 위치한 섬이 아닌 의류 브랜드를 말한다. 후리스 자켓, 기본 면티 등으로 유명해져서 이제는 주변에서 친숙하게 볼 수 있는 그 의류 브랜드이다.


내가 처음으로 파타고니아 브랜드를 접한 건 클라이밍에 한참 빠져있을 때인 5년 전쯤에 일이다. 사실 암벽등반용 의류는 보통의 스포츠웨어와는 다르고 일반 등산 의류와도 다른 기능과 디자인이 필요했다. 일반 스포츠웨어에는 등반에 필요한 기능이 부족했고 대중적인 등산 브랜드에는 디자인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던 중에 클라이머들의 소개로 알게 된 브랜드가 파타고니아였다. 등반용 의류를 구매하기 위해 당시에 몇 없던 한국 매장을 수소문해 찾아갔던 기억이 있다.


그때에도 파타고니아는 묘한 매력이 있는 브랜드였다. 등반 의류를 전문으로 다루면서도 디자인이 좋은 브랜드였다. 클라이머들 중 누가 좀 이쁜 바지를 입고 왔다 싶으면 파타고니아였다. 또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소재를 개발하고 친환경적인 목화로 의류를 만들며, 환경운동을 이끌고 있는 특이한 기업이었다. 당시의 짤막한 지식으로도 파타고니아에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했었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 이 책을 읽게 됐다. 창업자인 이본쉬나드가 쓴 '파타고니아'는 기업의 역사와 경영철학을 담고 있다. 사실 처음부터 출판하기 위해 쓰인 책은 아니었다. 본래 목적은 회사의 직원들에게 창업자인 자신의 경영철학을 공유하고자 쓰인 책인데, 이 책이 입소문을 타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한 기업의 역사와 경영철학을 책으로까지 출간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읽고 나면 생각이 완전히 달라질지 모른다. 특히 일반 경영학(파타고니아의 특별한 경영방식과 구분하기 위해 일반 경영학이라 표현했다)을 공부한 경험이 있다면 세상에 이런 기업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경영의 본질이다. 보통 일반 기업은 지속 가능한 사업을 기반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게 기본이다. 하지만 파타고니아는 환경보전을 위해 지속 가능한 수단으로써 경영을 한다. 돈을 버는 게 목적이 아니라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돈을 버는 게 목적인 회사이다. '지구가 목적, 사업은 수단'이라는 슬로건은 굉장히 특별한 경영철학을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을 해치는 공정 방식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매출의 1%를 환경운동에 기부하고 있다(이익이 아닌 매출이다). 또한 그들의 환경중심적인 경영철학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과 경제의 성장은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만고의 진리가 된 지 오래이다. 성장 중심적인 사고가 언제까지고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성장 외의 면을 부각한 파타고니아의 경영철학은 앞으로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될 것 같다. 성장이라는 이름 하에 기업은 자연을 착취하고 투자라는 이름으로 자본이 노동을 지배하는 게 당연해진 세상에서, 성장 외에 기업이 추구할 수 있는 가치관을 보여주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현실과 유토피아의 그 어딘가에 있는 파타고니의 경영철학이 계속해서 성공하고 많은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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