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hn Mun Jan 09. 2019

<승자의뇌>이안 로버트슨

당신의 보스는 '안녕'하십니까?

당신의 보스는 훌륭한 사람인가?


나는 회사원이다. 쉽고 자극적인 요샛말로 말하면 ‘사노비’이다. 이 말을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나는 수많은 권력자를 모시고 있다. 차장, 팀장,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 그리고 방송에서나 주로 볼 수 있는 부회장이 그들이다. 사실 그런 많은 권력자들이 모두 훌륭한 것은 아니다. 더 큰 권력을 지닌 권력자가 더 훌륭한 것도 절대 아니다. 이들은 직급이나 그들이 보유한 권력과는 상관없이 천차만별의 능력과 인성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중 일부는 어떻게 능력과 인성이 훌륭한 권력자가 되고, 어떤 이들은 능력이나 인성이 모자란 (혹은 둘 다 가지지 못한) 권력자가 된 것일까? 이 책의 저자인 이안로버트슨은 변화된 뇌구조를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승리의 경험은 또 다른 승리를 만들지만..?


권력을 지닌 사람은 Winner Effect를 경험했을 확률이 높다. 승리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승리의 경험은 사람의 뇌를 바꿔나간다. 승리/성공의 경험은 개인의 테스토스테론을 증가시키다. 남성호르몬이라고 알고 있는 이 호르몬은 여성의 몸에도 존재하는 호르몬이다. 증가된 테스토스테론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키는 데, 사람을 더 과감하고 긍정적이며 심한 스트레스를 견디게 만든다. 즉 개인을 스마트하고 집중력 있고, 전략적으로 만들어 주어, 권력에 가깝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도파민"은 운동을 조화롭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신경 회로에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는 호르몬


이러한 도파민 분비로 인한 뇌의 자극은 중독성이 있다. “승리 -> 도파민 분출 -> 뇌보상 -> 승리 갈망 -> 또 다른 승리 -> 도파민 분출 -> 뇌보상 -> 승리 갈망”의 반복된다. 하지만 이런 반복으로 인한 도파민의 과분비는 치명적인 단점을 야기한다. 도파민의 과도한 중독은 사람을 목표에 집착하게 만들지만, 냉혹하고 위선적인 성격으로 변화시켜 판단력을 흐리게 할 수 있다. 도덕적 판단이 목표 달성의 뒷전으로 밀리기 십상이다.


저자는 해외를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꼭 해외의 사례까지 돌려 찾아볼 필요는 없다. 국내만 돌아봐도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민중은 개돼지라고 발언한 교육부 고위공무원, 대한항공 일가의 땅콩 회항 사건, 승무원에게 폭행을 가한 대기업 임원, 육군 장성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등 사회를 뜨겁게 한 권력자의 위선적인 행동은 수도 없이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이미 권력자의 위선을 수없이 느끼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모든 권력자는 위험한가


권력의 종류는 한 가지가 아니다. P권력욕(Personal)과 S권력욕(Social)이다. 우리가 느낀 권력자의 위선은 대부분 P권력욕의 부정적 측면일 가능성이 높다. P는 개인적이고 자아실현을 위한 욕구이기 때문이다. 한편 S는 사회와 조직을 위한 권력욕이며, P를 견제하는 능력이다. 능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덕망 받는 리더는 S와 P를 모두 보유한 권력자일 가능성이 높다.


P권력욕이 높은 개인들이 모인 집단은 극도로 위험할 수 있다. 도파민의 단체 중독은 개인의 비도덕적 행동을 넘어, 집단의 비도덕성을 낳기 쉽다. 하지만 이 집단의 목적에 대한 열망은 지극히 높아 단기적 성과를 창출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결과적인 성공에 숨겨진 비윤리적 절차들은 사회적인 손실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진정한 승리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진정한 승리를 위해서는 P와 S를 균형 있게 성장시켜야 한다. 권력자가 되고자 하는 개인이 스스로 노력하는 방법도 있다. 민주적인 절차를 중요하게 여기고, 다양한 의견을 스스로 청취하며, 독서 및 다양한 매체를 통한 정보 획득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권력의 정점으로 올라갈수록 이런 개인적인 노력만으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권력자 개인에게 도덕적 책임을 지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나 조직에서 S와 P의 균형을 위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개인은 절대 완벽하지 않다. 조직이 한 개인에게 ‘너의 개인기로 훌륭한 인간이 되거라’라고 요구한다면, 조직의 무책임함도 지탄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조직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한 개인이 오만하게 행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구조적 시스템, 도덕적 판단을 위한 사전적 절차, 위선자를 거를 수 있는 사후 조치 등을 마련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인간은 절대 완벽할 수 없다.


성공을 원하는 개인이든 조직이든, 결국 도파민이 필요하다. 작은 승리를 반복해야 한다. 하지만 견제와 균형을 위한 노력 없이, 맹목적으로 달리기만 한다면 결국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조금 늦더라도 균형을 위한 노력을 늦추어선 안 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21세기를위한21가지제언> 유발하라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