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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 Jan 26. 2022

패스트패션에서 슬로우패션으로

과잉 소비의 세상에서 벗어나기


 예전에는 옷을   소재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옷의 소재라고 하면 폴리, , 리넨, 동물 , 가죽  디자인을 좌우하는 소재만 알았지,  옷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환경 운동을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패션산업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양이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그래서 자투리 천으로 만든 제품들이나 공정무역 면으로 만든  등을 만드는 기업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한두 가지 브랜드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지속 가능한 패션을 지향하는 브랜드 오픈플*(openpla*) 동물성 제품을 쓰지 않는 비건이면서, 단추 하나까지 플라스틱 소재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옷들을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다. 브랜드이지만 과잉생산, 과소비를 부추기는 시스템을 비판한다. 또한 많은 브랜드들이 기존의 봄/여름/가을/겨울마다 신상을 선보이는 관습을 버리고 시즌을 타지 않는 옷을 선보이고 있다. 마치 한 계절만 지나도 구식처럼 여겨버리는 문화에서 벗어나, 어떤 계절에도 활용할 수 있는, 낡아도 아름다운 옷을 만드는데 집중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브랜드들은 그냥 트렌드에 따라 옷을 만들기 바쁘다. 세계적인 패스트패션 대표주자 *(Zar*) 자신들이 야기하는 과잉 생산으로 인한 의류 쓰레기 문제에 대한 책임으로 조인 라이프(Join life)라는 지속 가능한 의류 라인을 선보이고 있지만, ‘유기농면을 사용했다고 해서  ‘지속 가능한옷은 아니다. (이 부분은 아래에서 더 이야기하겠다.) 게다가 유기농 면을 사용했다고 써놓지만 그것은 검증이 불가능하다. 공급받는 면 공장의 리스트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이치앤*(h&*)  입는 옷들을 수거해 재활용한다고 마케팅을 하며 소비자를 안심시키는데, 수거된 옷의 반은 저소득국가에 팔리고 반은 소각 또는 매립된다.  1% 정도만이 재활용된다고 한다. 옷이 재활용되려면 단일소재로 만들어졌거나, 소재끼리의 분리가 쉬워야 하는데, 과연  많은 공정을 거쳐 재활용을 했을    벌의 가격이 지금의 가격과 같아질  있을까?


바다로 유출되는 미세 섬유 플라스틱은 결국 우리 식탁에도 오른다.
출처 : 유튜브 채널 DW Planet A ‘H&M and Zara: Can fast fashion be eco-friendly?’

 

 세계 자연 기금(WWF)에 따르면 해양 플라스틱 오염 중 30%는 미세 플라스틱 때문, 미세 플라스틱 오염의 35%는 합성섬유의 세탁 때문이라고 한다. 옷장에 들어있는 옷들 중 폴리에스테르, 폴리우레탄, 스판덱스 라고 쓰여져 있다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원사다. 폴리에스테르 섬유 조각은 혈액 뇌 관문을 통과할 정도로 가늘다고 하는데, 이 조각은 마찰을 통해서도 빠져나와 공기 중에서 우리 호흡기로 들어갈 수가 있다. 그렇다고 동물을 사랑하는 우리는 동물 가죽을 벗겨서 만든 옷을 입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식물 섬유 옷일까?


 직물 1kg 만드는데 20,0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출처 : 유튜브 채널 DW Planet A ‘H&M and Zara: Can fast fashion be eco-friendly?’


 면 옷의 수요가 늘어나면 전 세계적으로 목화를 재배하려고 산을 밀고 숲을 밀 것이다. 일반적으로 목화를 기르는 과정에서는 흙, 공기,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살충제를 어마어마하게 사용한다고 한다. 유기농 면이라도 해도 엄청난 양의 물이 사용되고 토양 침하가 계속된다고 한다.

 같은 원리로 최근 택배물량의 증가로 몇몇 친환경 기업들은 비닐을 종이 포장재로 많이 바꾸고 있다. 하지만 모순적인 것은, 비닐봉지가 무분별하게 많이 쓰이는 종이봉투의 대안으로 발명되었다는 것이다. 비닐은 튼튼하고 몇 번이고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일회용으로 사용한다.

 생분해가 된다고 해서 종이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 나무를 재배하려고 숲과 산을 밀 것이다. 벌목을 위한 숲은 생태학적 의미의 숲과는 조금 다르다. 살아있는 숲은 다양한 수목이 어우러져 서로 생존하려고 싸우는 삶의 현장이며, 새소리가 들리고 죽은 나무가 썩어 토양이 비옥해진다. 허나, 단일품종의 나무 농장은 새소리가 없다고 한다.


강릉의 소나무숲
copyright. Juho Kim. all rights reserved


 이제 우리는 환경에 좋은 대체재를 찾을 것이 아니라 소비  자체를 줄여야 한다.

 오래 쓰고 다시 써야 한다. 사실 이런 글을 쓰는 글쓴이도 세일이라는 문구에 혹하고 쇼윈도에 신상을 전시하는 옷가게들을 지날 때면 궁금함을 못 이기고 들어가 보곤 한다.

 우리는 소비를 통해서 자기를 표현하는 사람들이었으니까. ‘나는 이런 옷을 입는 사람이야’, ‘이 브랜드의 가방을 드는 사람이야’가 우리 존재를 부각시켰고, 사람 사이의 공감대를 형성시켰다. 하지만 이는 지속성이 없다. 옷은 한 달만 지나도 금방 질리고, ‘내가 이걸 왜 샀지?’ 하면서 일 년만 지나도 버리고, 허무함을 느끼며 다시 옷을 산다.

 성공의 기준이 부와 명예 정도로 평가되는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루저이다. 실패자라고 생각되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열등감이 생기고, 자살률이 늘어난다. 자본주의 체제에 너무나도 익숙해져서 마치 돈과 소비가 미덕처럼 여겨지는 때는 지났다. 빈부격차, 자살, 환경오염, 개인주의  인류의  문제들은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해결해 나갈  있다.


 이제는 경험과 가치를 통해 자기를 표현해 보는 건 어떨까?

 ‘나는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야’, ‘나는 동물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야등을 통한 존재감은 더욱 빛나고, 이를 통한 관계 맺음은 더욱 돈독해지고 지속성이 있다.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한번 생각해보자.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 취미가 있는지 생각해보자. 또한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책임을 지는 태도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자.

 각자의 가치가 존중받는 세계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위너이다. 자신의 행동에 책임감을 가지는 태도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

 우리가 던진 작은 돌멩이 하나가 호수에 큰 파장을 일으키듯이 개개인이 변한다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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