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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주혜 Apr 06. 2023

고양이학과 23학번 신입생인데요 ‘-’

고양학개론, 통?? 불통??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그랬다. 꾸미를 만나고 온 이후로 고양이에 대해 알고 싶어 졌지만 고양이에게 빠져드는 것과는 별개로 나는 고양이에 대해서 아는 게 ‘고양이는 귀엽다’ 하나밖에 없었다. 우리 꾸미는 24시간 귀여울테지만, 적어도 고양이의 언어라고 해야 할까... 몸짓, 꼬리모양, 자세 등등을 통해 꾸미가 내게 적대적인지 호의적인지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해하고 다가갔다가 돌아오는 것은 발톱공격과 앙증맞은 하악질일 수도 있으니까.


벚꽃이 휘날리는 눈부신 봄날에! 고양학개론 (셀프) 수강이 시작되었다!






우선은 냥집사들의 이야기가 가득한 카페에 가입을 하여 고양이와 집사들의 일상이랄까...? 고양학개론답게 개괄적인 정보를 얻고자 들어갔지만, 냥집사들의 전문용어들이 쏟아져내렸고 난 알아듣지 못했다.


냥바냥, 맛동산, 골골송, 우다다, 감자수확, 연근캐기, 냥줍, 아깽이, 츄르, 관상냥...?


또다시 두뇌가 풀가동되었다. 10문제를 풀어야 한다.


1. 냥바냥 : 아마도 고양이 나름이라는 뜻으로 추정


2. 맛동산 : 고양이가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과자인 것인가...?


3. 골골송 : 고양이가 아플 때 내는 소리? 그런데 왜 노래일까...? 아플 때 내는 소리의 이름이라고 하기엔 뭔가 발랄한 느낌이 스며들어 있다.


4. 우다다 : 어감만으로도 벌써 무섭다!!!


5. 감자수확 : 감자를 캐는 집사들의 이야기... 아마도 감자는 큰 덩.어.리의 그 무엇인 것 같다.


6. 연근 캐기 : 냥이들이 아마도 작물을 자체 생산해 내는 것 같다. 연근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7. 냥줍 : 고양이를 줍는다?


8. 아깽이 : 아기토깽이? 아기의 느낌이 나지만... 왜 아깽이일까?


9. 츄르 : 문맥상 고양이들에게 매우 매혹적인 그 무엇인 것 같다. 츄르르 흘러내리는 뭐 그런 건가, 아니면 냥이들이 츄르르 침 흘리면서 엄청 맛있게 먹는 뭐 그런 건가...?


10. 관상냥 : 관상시켜야 할 정도로 예쁜 냥이를 말하는 것인가...?



이 밖에도 냥이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넘쳐났고 냥이와 집사들의 알콩달콩하고 핑크빛 꽁냥꽁냥한 무릎냥님들의 이야기는 앞으로 꾸미와 함께 보낼 나날들에 대한 기대를 키워갔다. 그러나 집사가 깊은 잠에 빠지기를 머리맡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잠에 빠져들면 코를 물고 도망간다는 어떤 냥이의 이야기는 공포스러웠다. 꾸미에게 코를 물리지 않으려면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이제 채점의 시간! 과연 나는 몇 점!?!?!


1. 냥바냥 : 아마도 고양이 나름이라는 뜻으로 추정 → (O)


2. 맛동산 : 고양이가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과자...?  → (X), 해설 : 아주 작고 단단한 냥님의 똥을 이르는 말입니다. (맛동산 과자를 먹을 때 이제 느낌 이상할 듯...)


3. 골골송 : 고양이가 아플 때 내는 소리? 그런데 왜 노래일까...? 아플 때 내는 소리의 이름이라고 하기엔 뭔가 발랄한 느낌이 스며들어 있다. → (X), 해설 : 고양이들이 기분 좋을 때 내는 소리로 고양이들 끼리 언어로는 '나와 친구 하자'의 의미임. 공격하지 않겠다는 신호입니다.


4. 우다다 : 어감만으로도 벌써 무섭다!!!  → (O), 해설 : 당신이 상상한 거 그거 맞습니다.


5. 감자수확 : 감자를 캐는 집사들의 이야기... 아마도 감자는 큰 덩.어.리의 그 무엇인 것 같다. → (X), 해설 : 고양이가 모래 위에 소변을 누면 모래가 굳어지는데 그 모양이 감자를 닮았다 하여 이를 치우는 집사들이 '감자를 캔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똥이라고 생각하셨으니 이것은 오답처리하겠습니다.


6. 연근캐기 : 냥이들이 아마도 작물을 자체 생산해 내는 것 같다. 연근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 (O), 해설 : 연근은 집사들이 냥이들의 털을 빗겨줄 때 빗에 한가득 털이 모이고 한 번에 털어내면 마치 그 모양이 연근과 같아 연근 캐기라고 말함


7. 냥줍 : 고양이를 줍는다? → (O), 해설 : 어미를 잃거나 버려진 새끼고양이를 구조하는 것을 말함


8. 아깽이 : 아기토깽이? 아기의 느낌이 나지만... 왜 아깽이일까? → (O), 해설 : 아기 고양이를 귀엽게 부르는 말


9. 츄르 : 문맥상 고양이들에게 매우 매혹적인 그 무엇인 것 같다. 츄르르 흘러내리는 뭐 그런 건가, 아니면 냥이들이 츄르르 침 흘리면서 엄청 맛있게 먹는 뭐 그런 건가...? → (O), 해설 : 고양이계의 뽀로로와 같은 존재입니다.


10. 관상냥 : 관상시켜야 할 정도로 예쁜 냥이를 말하는 것인가...?  → (X), 해설 : 말 그대로 관상으로만 다가갈 수 있는, 손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여 바라만 보는 도도한 냥이를 이르는 말



고양학개론 : 60점♡...




고양이가 사는 세상은 분명 다른 세계였다. 이제 막 고양이라는 세계에 발을 들인 나에게 이 세계는 낯설고 어색하지만 다시 되돌아 나올 수 없는 그런 곳이 되었다. 걱정이 가득한 나는 고양이도 훈육이 되냐는 질문을 던졌고 앞으로 꾸미의 대모가 되어주실 분께서 훈육이 된다고 대답해 주었다. 다만 훈육의 방법이 "냥이에게 아주 간곡히 부탁하고, 자세히 심경을 토로하면 들어주기도 한대."라는 것이었지만... 이것의 희망 섞인 대답이 되어주었는지는 잘 모르겠더라. 나의 눈빛이 많이 흔들렸던 걸까? 다음날 꾸미의 대모께서는 책 한 권을 책상에 두고, 어깨를 토닥이며 유유히 사라지셨다.


고양학개론을 마치고, 이제는 각론에 들어갈 차례다. 교재를 소개하며 이만 글을 마치겠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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