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0
이너피스(inner peace)를 찾아, 달리다.
오늘 달리며 생각한 것은,
“이 시간만큼은, 오롯이 내 안의 시간이다.”
러닝머신 위에 오른 지 어느덧 쉰 번째 날입니다.
매일 1시간씩, 똑같은 자리를 달리며
나는 아주 느리게, 그러나 확실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완전한 혼자됨’을 살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흔들리지 않고—
그저 내 안에 머무는 시간을 만들어보고 싶었거든요.
밖은 여전히 복잡하고, 세상은 시끄럽게 흘러가지만
달리는 동안만큼은
시간도 사람도 나를 건드리지 못합니다.
내가 있는 공간에서만 조용히 시간이 흐르고,
그 안에서 내 마음이 잠시 멈춰 섭니다.
그게 이렇게까지 귀한 시간일 줄, 몰랐습니다.
어떤 날은 마음이 무겁고,
어떤 날은 몸이 따라주지 않지만
발끝에 집중하고, 숨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조용히 나에게 닿는 느낌이 있어요.
그 순간만큼은
나도 모르게 안팎의 소음이 꺼집니다.
달리기를 하며 처음으로 알게 됐어요.
우리는 얼마나 자주
자신을 미루고, 참으며 살아가는지.
겉으론 멀쩡한 척해도
마음 깊은 곳은 계속 말라가고 있었다는 걸요.
그래서 이 1시간이 소중합니다.
달리고, 숨 쉬고, 땀 흘리는 이 시간 동안
나는 누구의 누구도 아닌, 그저 ‘나’로만 존재합니다.
잘 보일 필요도, 설명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 조용한 자리가 나에게는 작은 안식처 같아요.
요즘은 이렇게 다짐합니다.
좋은 걸 쫓아 애쓰기보다,
나쁜 것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데 에너지를 쓰자고요.
그리고 하루 24시간 중 단 1시간이라도
‘나를 돌보는 일’에 써보자고요.
그 작은 선택 하나가
조금씩 마음의 구조를 바꾸고,
삶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걸
몸으로 느끼고 있으니까요.
오늘도 나에게 다녀왔습니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안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운동 일지 – 2025.8. 4.]
- 팔 굽혀 펴기 : 100회
- 맨몸 스커트 : 100회
- 달리기 : 20:54~21:29(5.12km)
몸무게 : 들쭉날쭉 하다
눈바디 : 변화가 있는 것 같은데 건강한 돼지가 되는 듯;;
특이사항 : 60일부터 실외 달리기를 위하여 맨몸 스쿼트 100개씩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