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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ik Kim Dec 19. 2016

경제적 자유를 꿈꾸세요?

부자 아빠?

우리나라에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이 열풍을 불러일으키면서 이 '경제적 자유'라는  말이 유행한 것 같다. 

뭐 기요사키 본인은 정작 책 팔아서 돈 벌었지만.... 그가 심플하게 정리한 이 컨셉은 당시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 사분면을 처음 본 분을 위해 간략히 설명하면 왼쪽에 있는 봉급 생활자와 자영업자는 본인이 일을 하는 만큼 수입이 생기는 사람들이고 오른쪽은 본인이 구축한 시스템에 의해 수입이 발생하는 사람들이다. 

그 책에서는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결국 자동적으로 수입이 발생하면서 돈이 돈을 벌게 되는 사업가나 투자가의 길로 가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엔가 본인이 일하는 것 외의 수입(수동적 수입)이 자신의 지출을 넘어서는 단계가 오고, 그때부터가 경제적 자유라는 말이다. 


정말 매력적인 말이다. 경제적 자유. 

경제적으로 자유롭다는 말은 자신이 하고 싫은 일은 하지 않아도 되고, 더 이상 누군가에게 자존심을 죽여가며 머리를 숙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던지 취미생활을 하던지 자기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때를 전후해서 우리나라에 10억 모으기 열풍이 불어닥친다. 현금 자산으로 10억 정도가 있으면 거기서 나오는 이자만 가지고도 경제적 자유에 이를 수 있다고들 이야기했었다.(당시엔 은행 이자가 년 10% 정도였다) 


직장 다닐 때 나도 이런 경제적 자유를 획득한 상태에서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다. 그래서 주식이며 부동산이며 열심히 공부했었다. 혹은 적은 노력으로도 알아서 돌아가는 사업체를 가지려고도 했었다.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 정말 그렇게 해서 목표를 달성한 사람도 여럿 있다. 하지만 절대다수는 경제적 자유라는 단계에 들어서질 못했다. 그리고 그들은 로또라도 되던지 아니면 다른 인생의 기회가 오면 경제적 자유를 획득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고 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경제적 자유라는 개념이 내 인생의 목표로 삼기에 적당한 것인가? '


이전에 내 마음속에서 항상 그런 생각이 있었다.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면 제주도로 내려가야지',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면 여행을 많이 다녀야지',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면 책을 죽어라 읽어야지',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면....'

경제적 자유라는 건.. 내가 하고 싶은 모든 일을 하는 데 있어 선결 조건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게 과연 달성 가능한 목표인지 의문이었다. 경매도 하고, 공매도하고, 주식도 했지만... 내 평균 수익률을 따져볼 때 한 50세 가까이 되어야 경제적 자유라는 단계에 접어들 것 같았다. 물론 그 과정에 애가 학교에 가고, 이런저런 삶의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하면 저 시점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혹은 영원히 그런 시점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생각의 전환은 의외로 쉽게 이루어졌다. 영원히 경제적 자유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걸 인지하자.. 나름의 플랜 B가 그려졌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지 않고도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은 다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필요한 건 가족의 동의와 한걸음 내딛는 것뿐이었다. (.. 뭐 그래서 무턱대고 다 같이 회사 관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난 그랬다는 이야기다.. )


끝으로 꽤 유명한 이야기 하나로 글을 마무리해본다. 


한 보트가 작은 멕시코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미국인 관광객은 멕시코 어부가 잡은 물고기를 보고 감탄했습니다. 
"그거 잡는데 얼마나 걸렸나요?". 
그러자 멕시코 어부 왈, "별로 오래 걸리진 않았어요" 
"왜 좀 더 시간을 들여 잡지 않아요? 더 많이 잡을 수 있을 텐데.." 그 미국인이 물었습니다. 
멕시코 어부는 적은 물고기로도 자기와 자신의 가족들에는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미국인 왈, "그럼 남은 시간에는 뭐하세요?" 
"늦잠 자고, 낚시질 잠깐 하고, 애들이랑 놀고, 마누라하고 낮잠 자고... 밤에는 마을에 가서 친구넘들이랑 술 한잔 합니다. 기타 치고 노래하고... 아주 바쁘지요..." 
미국인 그의 말을 막았다. 
"나는 하바드에서 MBA를 한 사람으로서 당신을 도울 수 있어요! 당신은 매일 좀 더 많은 시간을 들여 낚시질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거예요. 더 많은 수입이 생기고 더 큰 보트를 살 수 있겠죠. 더 큰 보트는 더 많은 돈을 벌게 하지요. 그러면 두 번째, 세 번째 보트를 살 수 있게 되고, 어업회사를 세울 수 있습니다. 중간상과 씨름할 필요 없이 제조공장(물고기)과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되고요, 어쩌면 당신의 제조공장을 갖게 될 수도 있지요. 당신은 이 조금만 마을을 떠나서 멕시코 시티나 로스앤젤레스, 혹은 뉴욕으로 이사할 수 있다고요!" 
"그렇게 되는데 얼마나 걸리죠" 
"20년.. 아니 25년 정도요" 
"그다음에는요?" 
"그다음? 그다음에는 신나는 일이 있죠" 
그렇게 말하고 미국인은 웃었습니다. 
"당신 사업이 진짜로 커졌을 때는 주식을 팔아서 백만장자가 되는 거예요!!!!!" 
"백만장자요? 그다음에는요?" 
"그다음에는 은퇴해서, 바닷가가 있는 작은 마을에 살면서, 늦잠 자고 아이들이랑 놀고, 낚시질로 소일하고, 낮잠 자고... 그리고 남는 시간에 술 마시고 친구들이랑 노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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