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니멀리즘

여덟 번째 어떤 날

by 박공원


전화가 울린다고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데


스마트폰의 빨간 숫자를 보면 바로 확인하고 숫자를 지우고 싶어 진다. 가끔 메시지가 온 것을 알고있지만 확인을 하지 않고 있을 때면 내가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있다는 묘한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전화벨이 울린다고 무조건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사람마다 정도는 다르겠지만 언제나 온라인 상태여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모두 어느 정도는 안고 살아가는 것 같다. 나 역시 피로감을 느끼던 와중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든 종류의 앱을 한 폴더에 몰아넣고, 폴더명에 확인할 수 있는 시간(9시, 12시, 3시, 6시 15분)을 적었다. 누군가는 앱을 전부 지우고 아이패드나 컴퓨터로만 확인한다는데 나는 번거로운 게 싫기도 하고 sns를 아주 안 할 것도 아니라서 이런 식으로 만 정리했다. 간단한 방법이지만 나에겐 생각보다 효과가 좋다. 빨간 숫자가 올라가도 확인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신경 쓰이지 않았고 업무 관련 카톡은 알람을 켜 두고 바로 확인하니 일에 지장을 주지도 않는다.


3시간 간격으로 15분


일 외에 나머지 연락이나 소식은 3시간 간격으로 15분 정도만 확인하려고 노력중이다. 이 정도면 주변에서 답답해하거나 인간관계가 나빠질 우려는 없지 않을까.ㅎㅎ 지인들과 잡담을 하거나, sns에서 유용한 정보를 얻거나, 멍하니 유튜브를 보면서 머리를 식히는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다. 폰을 꺼버리고 온전한 휴식을 취하는게 나을 때도 있고. 주말이나 업무시간 외에는 하고싶은대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혼자서 이렇게 저렇게 해보는 중인데 아직까지는 불편함보다 장점이 크다. 폰 사용시간에 제한을 둔 건 아니라서 크게 답답하진 않고 폰을 보긴 하지만 좀 더 유익한 일을 한다. 사용하지 않는 앱을 지우거나, 구독하고 읽지 않았던 잡지를 읽거나, 필요한 볼일을 본다.


좀 더 하고 싶은 일


처음엔 3시부터 3시 15분까지라고 시간을 정해두었는데 다른 걸 하다 보면 놓칠 때가 많아서 3시 즈음에 15분 정도 본다던가 하는 식으로 하고 있다. 정확한 시간을 지키는 것보다는 제한을 두고 사용한다는 개념이 중요한 것 같다. 제한이 있으면 정말 하고 싶은 것부터 하게 된다. 좀 더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쓰려고 한다. 그 점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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