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과 초코파이

by 주인우


헌혈은 초코파이다.


대여섯 살쯤에 다섯째 삼촌이 초코파이를 가득 들고 집에 왔는데 헌혈을 했더니 줬다고 했다.

그게 뭔지 모르지만 맨날 하라고 하니 삼촌이 맨날 하는 거 아니라고 해서 아쉬웠다.


고등학교 때 헌혈 차가 학교로 와서 처음 헌혈을 했을 때도 초코파이를 받은 것 같다.

헌혈의 집 가면 극장 티켓이나 야구장 티켓을 줘서 영화나 야구가 보고 싶으면 친구들이랑 같이 헌혈의 집에 가곤 했던 것 같다.

크리스마스 선물해야 하는 데 돈이 없을 때도 헌혈의 집은 꽤 괜찮은 곳이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엔 선물할 수 있는 세트 구성이 되어 있기도 했다.





오늘은 학교로 헌혈 차가 오는 날이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헌혈을 독려하기 위해, 그리고 혹시나 아침 못 먹어서 헌혈 못 할까 봐 초코파이와 카프리썬을 샀다.

나름 야심 차게 준비하고 조회 전에 박스를 뜯고 있는데..


“여기가 군대에요?”

“몽쉘로 주세요~”


하고 난리다.

군대를 보내야 하나..

하.. 아무래도 군대에서도 안 받아줄 것 같다.


그런데 종례 때 물어보니 헌혈을 4명 했단다.

이놈들, 초코파이 내놔라!!!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썼더니 군대 간 졸업생이 군대에서는 몽쉘이 초코파이보다 싸단다.


내일 애들한테 말해줘야겠다.

초코파이가 더 비싼 거라고..


역시, 그러니까 헌혈은 초코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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