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수업 시간 내내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거나 책상만 보거나 잠만 자던 H가 처음으로 수업시간에 낸 퀴즈에 제일 먼저 손을 번쩍 들었다.
울컥해서 수업 중에 그만 눈물이 날 뻔했다.
정답을 맞히지 못해서 사탕을 주지 못한 게 너무 안타깝다. 분명 사탕 먹고 싶어서 2년 만에 용기 내어 손을 들었을 텐데!
나중에 명분을 만들어서 사탕을 하나 꼭 줘야겠다.
H는 용돈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차비가 없으니 망우리에서 중계동까지 걸어온다. 매일 지각을 하고, 피곤하니까 수업시간 내내 잔다. 걸어오면 4교시 가까이 될 때도 있다. 아이들이 밥을 먹으러 학교에 온다고 놀리기도 하지만 H는 학교에 온다.
그런 H가 요즘 매일 수업을 들어서 감동 중이다.
부디 H가 꽃길만 걷기를...
쭉 뻗은 너의 손을 좋은 어른들이 잡아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