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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인우 Nov 18. 2020

결승선을 통과한 아저씨

어린이가 기다란 실타래를 질질 끌고 간다. 지나가는 아저씨 한 분이 살짝 걸릴 뻔 해 쳐다보았고 형이 하지 말라고 혼냈지만 함정이라며 좋아한다. 아이와 아저씨를 보니 어린 시절 골목길에서 놀던 생각이 난다.


꼬꼬마 때 동네 어린이들이 고장난 카세트테이프의 줄을 길게 빼어 들고 서 있었다. 지나가던 아저씨가 뭐 하는 거냐고 물으셨다.


친구 하나가 “결승선인데요!”라고 했다. 88 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나 보다.


아저씨가 몇 발짝 뒤로 물러서셨다가 두 손을 번쩍 들고 뛰어들어오셨고 우리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그때는 그게 당연한 줄 알았는데 아저씨 나이쯤 되어 보니 그런 마음의 여유를 갖기 쉽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언제든 어린아이들과 놀 수 있는 마음 가지며 살고 있을까?


조금 더 여유 있고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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