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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럼 대신 키보드 Nov 20. 2023

가족을 소중함을 가장 느끼는 때,

화장실에 갇혀볼 거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죠.

혼자 살 때 서러울 때가 언제냐고 묻는 질문을 주변 사람들에게 해봐도 좋지만, 구글에 "혼자 살 때 가장 서러울 때"라고 서칭을 하면 오프라인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질문해서 나오는 답변이나 온라인에서 서칭 해서 나오는 답변이나 동일하다. 바로 "아플 때"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경험했던 첫 자취 그리고 본가에서 확 멀리 떨어진 서울로 상경 후에 혼자 살면서 아파본 적 그리고 몸에 처음으로 생긴 이상으로 큰 병원에도 가봤던 경험도 있다 보니 아플 때 이야기하면 진심으로 들어주고 위로해 주는 사람은 가족 밖에 없긴 하다. 하지만 진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 서러운 사건이 하나 있었는데 한동안 내 기억 속에서 잊혀 있다가,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한 뉴스 영상을 발견하고는 그때의 악몽이 다시 떠올랐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지


제목은 바로  - 화장실 갇혔다. 극적탈출.."문 부수고 나왔어요" -라는 영상이다. 예전에도 간간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화장실에 갇혀서 문을 부수고 나왔다는 일화를 몇 개 본 기억들이 있긴 한데. 나 또한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까진 전혀 와닿지 않았었다. 


아무튼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토요일 새벽 1시가 좀 넘었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주말이라 조금 들떴던 탓일까 늦게 샤워를 하고 있었다. 보통 샤워를 할 때 휴대폰을 들고 가진 않았고 원룸 화장실 구조상 문을 조금이라도 열고 샤워를 하면 물이 밖으로 튀는 탓에 문을 꼭 닫아주고 샤워를 했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평소처럼 늘 하던 습관대로 그렇게 휴대폰은 밖에 문은 닫아둔 채로 샤워를 하다가 샤워를 마치고 이제 나가려고 문 손잡이를 내리는 순간 좀 뻑뻑함이 느껴졌다. 그러다가 문 손잡이가 부러졌다. 순간 나는 처음 일어나는 일에 머리가 새 하얘졌고, 몇 초간의 멍을 때리다가 도저히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보니 비좁은 화장실 창문과 문을 열 수 없게 굳게 닫혀버린 화장실 문 앞에서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옆집도 없는 옥탑방이다 보니 밑에서 그 누구도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그때 당시 화장실에 약간 단단한 재질의 로션 통이 있었는데 그걸로 과감하게 부수었지만 열 수가 없었다.

문 가운데에 들어가는.. 이름을 모르겠다..

사진상에 보이는 이게 있었기 때문에, 저걸 조금 어떻게 침착하게 만져볼 생각을 못하고 로션 통 뚜껑 쪽으로 부수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원룸 화장실 창문으로 소리를 질렀지만 역시나 나의 샤우팅에는 아무도 반응이 없었고, 그렇게 나는 이러다가는 아침까지 갇혀있겠다 싶어 이 나무문을 부수기로 결심을 하고 한 2~3대가량 치면서 문을 부수고 있을 때 갑자기 현관문 바깥쪽으로 누군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바로 나의 자취방 아래층에 사시던 건물 사모님이셨다. 나는 화장실 문에 갇힌 걸 말씀드렸고 사모님은 비상키로 우리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문의 상태를 보셨다. 119를 불러달라고 요청을 드렸고, 그 사이에 짧은 대화를 했지만 그 건물에서 내가 문을 부수고 하는 행위로 진동이 지하 1층에 사는 분도 느낄 정도였는데 사모님이랑 지하 1층에 사는 남자분 딱 두 분만 느끼셨는데, 처음에는 긴가민가 하셨다고 한다.


그렇게 사는 곳에서 가까운 공원 근처에 있는 119에 신고를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오지 않았고 30분이란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야 저 문고리가 들어가는 구멍 사이로 소방관 몇 명이 올라오는 게 보였고, 무슨 기구로 문을 열어줬었다. 정말 늦은 시간에도 고생하는 분들이 있기에 내가 새벽에 이런 도움을 받았지만, 그 당시에 왔었던 소방관들 표정에서 "이런 걸 신고를 하나?"라는 뉘앙스의 표정들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출동 기록 때문인지 이름과 나이를 물어봤었고 사모님은 다음날 아침에 문고리를 교체를 해줄 테니 문이 닫히지 않게 테이프로 문을 고정해도라는 말을 하시곤 내려가셨다. 


그렇게 다음날 아침, 집주인 사장님과 사모님 두 분이 교체할 문고리를 들고 우리 집으로 오셨다. 하지만 새벽에 우리가 미리 교체를 해줬어야 했는데, 미안하다고 하셨던 그 모습과는 다르게 막상 내가 문을 탈출하려고 주먹으로 문을 쌔게 쳐서 조금 부서져서 들어간 부분을 보시고는 표정이 안 좋아지셨다. 그렇게 적막함 속에 문고리를 교체가 완료가 되었고 나는 한마디를 던졌다. 


"어제부로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어요."


라고 말씀드리자 사장님과 사모님 두 분은 예상치 못한 멘트에 웃으면서 빵 터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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