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섭'의 가족관계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상세)
등록기준지 강원도 행복 군 가왕면 하면리
본인 '박이섭' 1970년 02월 21일 700221-*******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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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항
부 박남일 사망
모 최영월 1939년 03월 01일 390301-*******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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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장상미 1975년 08월 08일 750808-*******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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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박구슬' 2001년 06월 20일 010620-******* 여
자녀 '박장이' 2003년 04월 08일 030408-******* 남
* 사실이 아닌 소설 속 내용입니다.
할머니는 막내아들 '박이섭'에 대해서는 별 말씀을 안하신다. 이뻐라 하는 큰아들 '박일섭'과는 다르게 같은 아들이지만'박이섭'에 대한 애정이나 안쓰러움 등 표현을 일절 안하신다. 이야기를 들어 보면 박이섭의 삶은 그가 학교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은 책과 친하지 않은, 공부에 관심이 없는 학생이었지만, 그의 눈빛에는 다른 열정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그의 눈부신 운동신경은 그 주변의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케 했다. 그는 주변 친구들과 뛰놀며 그 뛰어난 체력을 발휘해 보였고, 그로 인해 그의 발걸음은 학교안 태권도 도장으로 이끌렸다. 도장에서 그는 땀을 흘리며 한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그의 꿈은 분명했다. 태권도 대회에서 최고의 영예인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 그러나 인생은 항상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박이섭이 그의 꿈을 향해 달려가던 중, 어느 날 연습 중에 그는 예기치 않은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된다. 그 순간, 그의 눈앞에 펼쳐진 미래는 갑자기 어둡게 변했다. 그의 꿈은 찰나의 순간에 깨어져 버렸다. 그 부상은 그의 10대 학창시절 태권도 생활을 완전히 종료시켰다. 10대때 모든 열정을 태권도에 쏟았다가 고등학교 2학년때 부상으로 그만 두게 되었다고 했다.
사실 '박이섭'의 성격은 굉장히 낙천적이고 좋았던 것 같다. 부상으로 자신이 목표했던 운동을 그만두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좌절하고 우울감에 있거나 무기력해지기 마련인데 이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대 중반은 매일매일을 한량처럼 보내며, 그의 주된 활동은 동네에서 친구들과 노래방에 방문해 편안하게 노래를 부르고, 친구들과 오토바이도 즐겼다. 막내 여동생인'박삼숙'은 그때 당시 학교를 다니며 할머니를 도와 농사일을 했다고 했는데 '박이섭'은 그냥 그때 그 시간을 즐겼던 것 같다.
내가 지켜 본 입장에서는 '박이섭'은 그림 같은 청춘을 살았다. 20대 라는 그의 나이는 다른 이들에게는 책임과 미래를 고민하는 시기일지라도 그에게는 완전히 다른 의미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때 당시 대학을 졸업하거나 바로 직장 생활에 발을 담갔거나 미래를 향해 노력하는 나이, '박이섭'은 직업도, 미래도, 눈앞의 현실도 아무런 걱정 없이 누렸다.
그의 하루는 언제나 늦은 아침에 시작되었고 햇살이 창문을 통해 방 안으로 스멀스멀 들어올 때쯤, 박이섭은 느긋하게 눈을 떴다. 아침에는 집안에서 음악을 크게 틀고 자신만의 리듬에 맞춰 몸을 움켜잡았다.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노래 부르기는 그에게 큰 행복이었던것 같다. 그래서 '박이섭'의 20대 사진들을 보면 방안이 온통 연예인의 포스터로 가득 하거나 오토바이 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노래방에서 즐기는 사진 등 매일 노는 사진들 밖에 없다. 매일 점심시간이 다가오면, 친구들과의 만남을 계획했고 항상 밝은 표정으로 친구들을 만나 그들과의 시간은 언제나 뜻깊고 즐거웠을 것 이다. 카페에서의 수다 그리고 밤거리에서의 노래와 춤. 그는 마치 시간의 흐름을 잊은 듯, 하루하루를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즐겼던 것 같다.
그런데 할머니는 그의 모습을 항상 걱정했던것 같은데 한번도 충고를 한적이 없다고 한다. 나는 할머니의 그런 모습들이 너무나도 답답하게 느껴졌다. 단 한번이라도 "이섭아, 미래에 대한 계획은 없니?"라는 질문을 물었다면 자신에 대해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 그랬으면 지금 인생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러나 할머니는 방치했고 '박이섭'은 그런 충고들 없이 시간이 흘가는 것은 모르고 그대로 살았다. 나는 지금도 할머니의 당시 그리고 현재의 태도와 '박일섭'의 모든 생활을 이해하지 못한다. 왜냐면 25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일을 하러 시골에 가면 '박이섭'은 여전히 한량처럼 일을 하지않고 도망다닌다.
그렇게 20대 떄를 즐기고 행복을 느겼을 '박일섭'은 갑작스런 사고와 함께 모든 그의 행복이 급정거했다. 그의 삶은 순식간에 180도 돌아버렸다. 어느 평범한 날, 그는 갑작스런 뇌출혈로 쓰러졌고, 그로 인해 그는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박이섭'의 모습은 누구나 보기에 안타까웠다. 기억을 잃은 그는 병원에서의 무한한 고통 속에 헤매고 있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둘째딸 '박이숙'의 남편'이영재'는 박이섭을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쓰러진 모습을 가장 먼저 발견했기 때문에 그런 '박이섭'의 상태에 큰 충격을 받았지만 자신의 손길로 '박이섭'을 매일 아침 씻기고, 밥을 먹이고 최선을 다했고 나의 아빠'이영재'는 '박이섭'의 기억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를 지켜봤다.
'이영재'는 지금도 그때를 기억하면 믿을 수 없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 기억을 하고 있다. 충격이 너무나도 커 다시는 돌아오지 못 할 것 같아 무서웠다고 했다. 할머니와 가족들 그리고 박이섭의 모든 지인들, '박이섭'의 잊어버린 기억들, 그리고 그를 둘러싼 세상의 모든 것을 차근차근 그에게 설명해 주어야만 했다고 한다.
그러다 고심끝에 '박이섭'의 매형'이영재'는 그의 치료를 위해 서울 최고의 병원으로 옮기며, 병원비는 부담이 되더라도 고쳐야 겠다고 마음먹고 실행했다. 그러나, 그런 매형'이영재'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박이섭'의 형 할머니의 기둥 '박일섭' 모습은 그렇지 않았다. 그때 당시에도 '박일섭'은 오지도 않았다. 전화에도 응답하지 않고, 병원에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병원비에 대해서도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당시에는 긴급한 상황이였고 다른 형제들은 30대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 '박일섭'을 이해한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생각이 조금 많이 다르다. 나의 동생이 아파서 쓰러진 일이 있었는데 나는 그때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았고 일이 끝나자 마자 울면서 달려갔다. 그런데 10대의 모든 시절을 함께 보내면 살을 부딫히고 살았을 형제를 모른척 한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가끔 나는 '박일섭'의 진짜 감정이 궁금하다.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으며 가족이라는 틀이 있기는 한 것 일까? 그 개념은 어떻게 이해를 하고 있을까? 정말 궁금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가면서 할머니의 눈물이 많아 졌을때 '박이섭'이 갑자기 회복을 하며 일어나게 되었다. 오히려 병원에 있는 그 시간이 '박이섭'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정신을 차리자 마자 '박일섭'이 꺼낸 첫마디는 "여기 어디예요? 왜 내가 병원에 있어요?" 였다.
거짓말과 가난은
왜 반복되고 되물림이 될까?
'박이섭'이 병에서 회복한 뒤, 그의 인생은 새로운 장을 펼쳤다. 매형인 '이영재'는 그 동안 열심히 일하며 건설업을 키워나갔고 그 업체의 성장과 함께 건물도 소유하게 되었는데 건물 관리를 '박이섭'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백수였던 '박이섭'이 더이상은 집에서 놀면서 지내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병원에 누워 있었을때 할머니가 속상해 하는 모습을 보고 '박일섭'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며 건물 관리 업무를 맡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박이섭'은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들을 했다. 건물을 소유한 듯, 건물주의 행세를 하며 사람들 사이에서 호사탕탕하게 지냈다. 그러던 중, 그는 '장상미'라는 여성을 만났다. 그들은 서로에게 빠른 속도로 끌려들었고, 결혼을 앞두게 되었다. 그런데 '장상미'는 그 동안 '박이섭'이 그 건물의 실제 주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박이섭'의 행세 때문에 그를 건물주로 오해하게 되었다. 결혼을 앞두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장상미는 크게 당황했지만, 그 때쯤 그녀는 이미 아이가 생겼기 때문에, 그 사실이 결혼을 방해하지는 않았다.
큰아들 '박일섭'도 거짓말을 일상에서 밥먹듯 하는데 '박이섭'까지 왜 금방 들킬 거짓말을 할까? 허세와 거만 그리고 거짓 그들이 그렇게 행동을하고 말을 하게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그들의 거짓말은 계속해서 반복되고 죄책감은 오히려 사라지면서 거짓말과 인성의 가난까지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박이섭'이 건물주 행세를 한 것은 '이영재'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일 이였지만 그 거짓으로 피해자가 생겨 스트레스를 받던 '이영재'는 결국 그 건물을 팔아 없애 버리는 사건까지 만들어 버리게 되었다.
'이영재'가 건물을 팔아 없애 버린 것은 아마 단순한 재산 처분 해결이 아닌 '박이섭' 그에게 실망감을 받아 '박이섭'을 끊어 내려는 행동이 아니였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여담으로 그 당시 건물을 팔아 생긴 돈을 은행 대출금을 갚으려고 했는데 중간에서 '박일섭'이 가지고 가 버렸고 결국 몇 년 뒤 '이영재'는 은행의 대출금을 갚다가 친구의 빚 보증으로 인해 파산을 하게 되었다. 물론, 당시에는 빌려준 돈 이였지만, 결국 받지 못 했고 그 돈은 오히려 '박일섭'의 거짓으로 사용 되었다.
'이영재'가 파산을 하고 난 뒤 이때다 싶었는지 '박일섭'은 자신의 부인명의로 '이영재'가 돈을 빌려 건물을 사고 떵떵 거리며 염치없이 살았는데 갚지도 않고 있다가 파산을 했다는 말도 안되는 무의미한 말을 아무렇지않게 주장 하고 다녔다. 그런데 알고 보니 '박일섭'이 자신의 부인명의로 대출을 받아 토지 경매에 투자하고 다녔고 그러다 돈을 잃어 '이영재'에게 뒤집어 씌우며 거짓말을 하고 다녔다. 현재도 그렇게 소문을 내고 다니고 있다.
'일섭'과 '이섭' 이 두 사람은 자신들의 행동을 통해 그들의 내면적 가치와 사상을 드러냈다. 거짓말이 이어지며, 그 거짓말은 다른 거짓말을 부르며 사회와 주변인들과의 관계에 큰 구멍을 내게 되었다. 경제적인 가난은 물질적 부족에서 오는 것이지만, 정신적 가난은 내면의 부족에서 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경제적 안정만으로 충분한 삶의 만족도를 느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것만이 진정한 가치나 행복의 척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결정체는 단순한 물질적인 부와는 별개로, 그 사람의 지혜, 상식, 인성 등 여러 내면적 가치로 결정된다.
그런 면에서 '일섭'과 '이섭'은 그들의 행동과 선택을 통해, 그들이 지닌 내면적 가치의 부족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들의 거짓말과 행동은 주변 사람들을 기만한 것이며 상대에게 불신과 불만을 가져오게 했으며, 그로 인해 그들은 물질적, 정신적 그 모두 가난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을 보면, 진정한 가난은 물질적 부족보다는 내면의 가치와 인성의 부족에서 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박이섭'과 '장상미' 둘은 결혼해 아이 둘을 낳았고, 평범하게 살아갔다. 그러나 '박이섭'은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는 하루를 벌어 하루를 살며, 가끔은 사업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기도 했다. 그 중 하나의 장사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그 장사는 정말 크게 실패하게 되었다. 더욱이 그는 장사를 하면서 할머니의 이름으로 보증을 서게 되어, 할머니에게 큰 빚을 지게 만들어 놓았다. 이후 박이섭은 파산신청을 하게 되었고, 그의 가족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모두가 알바를 하며 지내게 되었다.
'박이섭'의 보증사건으로 인해 배우게 된 사실들이 있다. 파산을 해도 세금은 없어지지 않는 다는 점과 미납된 세금과 빚이 어느정도가 되면 해외에 나가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할머니는 여행도 가지 못하시고 통장에 돈을 넣어 두지도 못하신다. 통장에 돈을 넣으면 돈이 각종 세금과 빚으로 빠져나가 생활비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은 정말 불편하고 살아가기 힘들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할머니가 살아 계시는 동안에는 그 빚을 갚아 고민을 덜어 드리고 싶었는데 형제들의 생각은 달랐다. '일섭'과'이섭'은 "어차피 엄마 돌아가시면 물려받을 재산도 없고 포기하면 되는걸 왜 갚아?" 였다. 그래서 80이 넘은 할머니는 만원짜리 몇장을 현금으로 벌기 위해 남의 밭일을 해주면서 하루벌어 살아 가셨었다. 그리곤 주머니에서 꼬깃하게 넣어 아끼고 아껴 몇 년 동안 배게속 안에 모은 현금들을 또 다시 '일섭'에게 2천만원, 8백만원, 1천만원 빼앗겼다.
어떤 유튜브를 보았는데 '부모는 자식을 선택할 수 있지만 자식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헌신과 사랑은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고 자식에게는 강요할 수 없는 일이다.' 라는 말을 하는 유튜브를 보았다. 물론 사랑과 헌신을 강요할 수 없겠지만 정말 '일섭'과'이섭'의 행동과 생각 그리고 그 말들이 강요해선 안되고 맞는 일이라 해 줘야 할까? 정말 인간의 밑바닥을 보는 기분이 들어 내마음이 다 암흑 같았다.
'박이섭' 그는 어디서 부터 잘못 된 것일까? 태권도를 포기했을때? 20대를 즐겨서? 사업이 망해서? 매일 밤낮으로 외숙모와 아직 성장하지 못한 어린 학생인 자식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들게 지내는데도 '박이섭'은 가족들이 일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그냥 당연히 일 할 수 있으니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를 지켜보면 나는 어린 아이들이 제말 인간의 가난을 되물림 받지 않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