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반말(1)
언젠가 유튜브에서 일본인들은 인종차별을 반말로써 한다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 영상의 댓글도 일본에서 일본인한테는 철저히 경어를 사용하던 사람이 한국인인 본인에게는 반말로 대응하며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간증들이 대다수를 차지했고, 개중에는 일본에서 오래 살았으며 그렇게 반말을 하는 게 인종차별이 맞다고 확언하는 댓글도 있었다.
반말을 하는 게 인종차별이 아닌 친근함의 표현이라는 얘기도 있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우리나라도 예를 들어 욕쟁이 할머니 식당에 가면 주인인 욕쟁이 할머니가 모두에게 반말을 쓰며 험하게 얘기하곤 하니까 말이다.
만약 콘셉트가 그러하다면 납득이 가능한 일이지만, 자국민에게는 철저히 경어를 사용하면서도 일본어를 구사하는 외국인에게 반말을 한다면 그건 인종차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센다이는 도쿄나 후쿠오카, 오사카 등 외국인 관광객이나 일하는 외국인이 많은 도시들에 비해서는 외국인 수가 적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오기 전에 주재원으로 다녀갔던 남편의 선배들은 심심치 않게 인종차별을 당하곤 했다고 한다.
그에 비해 아직까지 우리가 인종차별을 느껴본 일은 거의 없다. 소위 강약약강과 외국인에 대한 경계심 혹은 적대심이 기저에 깔린 세대들보다는 아무래도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익숙한 세대들이 더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하며 세대교체가 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럼에도 내가 '이건 인종차별이다!'라고 확신했던 일이 한 번 있다.
센다이 근교 마츠시마에 놀러 갔을 때였다. 길거리 패스트푸드점에 들러 간식거리를 주문했다. 분명 우리가 카운터에 갔을 때 사장의 인사말, 그리고 메뉴 정하면 알려달라는 말은 존댓말이었다.
우리 뒤에 온 우리와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일본인 손님들이 왔을 때도 마찬가지로 사장은 존댓말을 사용했다.
문제는 우리 음식이 준비가 되었을 때였다.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우리에게 사장은,
"다 됐어. 소금 뿌려줄까?"
라고 말했다. 물론 일본어로 말이다. 음식을 주문할 때 일본어로 주문을 하기는 했지만 발음으로 일본인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챘거나, 우리가 한국어로 대화하는 것을 듣고 외국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 분명했다.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 말투는 친근함을 표현하려는 것도 아니고 외국인인 우리가 알아듣기 쉽도록 말하기 위한 방식도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애초에 외국인이 알아듣기 쉽도록 반말을 한다는 변명도 웃기다.
존경어, 겸양어 정도의 극 경어는 아니더라도 데스, 마스, 데스까?, 마스까? 정도의 공손어를 말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한테 데스, 마스 등의 어미를 뺀 완전한 반말을 하는 게 배려라고?
예를 들어 우리나라 식당에서 식사 후 계산을 하려는 외국인이 한국어로 또박또박 "여기 계산해 주세요."라고 말했을 때 점원이,
"그래. 카드로 할래, 현금으로 할래?"
라고 대응한다면 이건 외국인을 위한 배려일까?
나는 잘 모르겠다.
호스피탈리티와 서비스 마인드를 그 어느 곳보다도 엄격하게 지닌 나라에서 서비스 직원이 외국인에게만 반말을 한다면 그것은 무시가 맞는 것 같다는 게 내 결론이다.
그렇다면 서비스 직원과 손님의 관계가 아닐 때는 어떨까? 아직도 적응되지 않고 이해도 완벽하게 되지 않은 반말 문화는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