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알뜰폰 개통과의 사투(1)

한국 핸드폰 번호 살리기 대작전(1)

by 주키

신칸센 티켓 발매 창구에 지갑을 놓고 온 것이 맞았던 남편. 급박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에 급하게 파파고에 사정을 설명하는 글을 작성하여 역무원에게 보여줬더니 개찰구를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한다.

나는 우리가 온 곳이 일본이라는 사실에 감사했다. 신혼여행으로 갔던 스페인 같은 나라였다면 지갑을 놓고 온 순간 더 이상 그것이 내 것이 아니라고 마음을 접었어야 했을 것이다.

다행히 남편의 지갑은 놓고 온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고 한다.


남편이 무사히 돌아온 후, 우리는 그제야 신칸센으로 갈아타기 위한 도쿄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나는 근 3년 동안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해 왔다. 메이저 통신사 요금제에 비해서 같은 용량의 데이터를 사용하더라도 훨씬 저렴한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고객센터 연결 등이나 부가서비스 이용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하지만 둘 다 내가 그다지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들이기 때문에 알뜰폰을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세상이 좋아지고 핸드폰도 발전하면서 이제는 듀얼 번호까지 사용할 수 있는 때가 왔다. 해외에서 생활을 하면서도 은근히 한국 본인인증을 할 일이 생기기도 하고, 한국에서 다 처리하지 못한 청약 관련 일로 인해 한국 번호도 남겨둬야 했다.

사용 중인 통신사에 월 5,500원을 내고 문자만 수신 가능한 상태로 정지하는 방법이 있다는 정보를 남편이 입수해 왔다. 하지만 이렇게 하게 되면 전화 수신도 되지 않을뿐더러 잠깐 휴가로 한국에 갈 때마다 정지를 해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알뜰폰 요금제로 월 100원 내외에 모든 기능을 유지한 상태로 번호를 가지고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나는 그런 방법이 있다는 것을 남편에게 설명했고 우리는 일본에 있는 동안 월 100원짜리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해 한국번호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에 가기 하루 전. 그날은 일요일이었다.

한국에 있는 동안에는 굳이 요금제를 빨리 바꿈으로써 데이터를 원활히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저렴한 요금제는 데이터 사용량이 2기가~5기가 정도이다.) 우리는 일본 가기 전날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하기로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내가 간과한 사실······, 셀프로 번호이동이 가능한 시간대와 요일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었다.


번호이동 개통은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날 오전 10시부터 20시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우리가 개통을 하려고 요금제를 찾아본 날이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그날은 개통이 어떤 수를 써도 불가능했고, 개통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기다렸어야 했는데 우리 비행시간이 하필이면 딱 오전 10시였다.

부랴부랴 인터넷에 알뜰폰 해외 개통이 가능한지 검색해 보니 다행히 해외에서도 알뜰폰 개통이 가능하다는 글을 꽤 발견할 수 있었다.


여기서 알뜰폰 해외 개통에 대해 깊게 알아보지 않았던 나의 과오가 불씨가 되어 일본에 도착한 후 3일째 되는 날까지의 하루하루들을 모조리 불태워버렸다.


공항에 도착한 직후 말썽이었던 일본 데이터용 esim도 여차저차 해결을 한 후(이전 화 참조), 나는 전날 미리 신청해 두었던 한국 알뜰폰 개통을 위해 해당 통신사 개통 페이지에 접속했다.


그런데 화면에 보이는 '해외 IP 접속 불가'라는 팝업.


IP 차단으로 인해 개통 페이지에 접속하지 못했지만 다행히도 셀프개통만이 방법은 아니었다. 상담사 개통 요청을 통하면 해당 통신사에서 순차적으로 확인 후 개통을 대신 진행해주기도 했기 때문에 나는 당장 상담사 개통 요청 버튼을 눌렀다.


공항에서 도쿄역에 도착했다.

이미 점심 때는 지났지만, 아침에 공항에서 식사를 한 후 아무것도 먹지 못한 우리는 센다이로 향하는 신칸센에서 먹을 도시락, 일명 에키벤을 사기 위해 가게를 찾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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