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발견하는 방법
흔히 비가 오거나 조금의 먹구름만 껴도 달과 별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별똥별을 발견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비가 오는 밤, 내가 별똥별을 발견한 곳은 비가 오는 하늘 위도 아닌, 다름 아닌 기차의 창가였다.
오늘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실제 별똥별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내가 '발견'한 별똥별에 대한 이야기다. 때는 긴 연휴의 마지막 날, 출근을 위해 다시 서울로 가는 기차에 올랐던 때였다. 연휴가 끝나는 것도 아쉬운데, 이 긴 여행에 비까지 오다니. 평소 기분이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나였기에 이 날의 기분 역시 기차와 함께 부정적인 생각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가족과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 출근에 대한 걱정, 비 오는 길을 집으로 걸어갈 생각에 지쳐 있었던 나는 기차에 앉아 창가를 바라보며 멍 한 상태로 있었다. 어두운 밤에 비까지 오는 흐린 날씨에 창가에는 흐릿한 불빛들과 창문에 부딪혀 떨어지는 빗방울들만 존재했다. 멍한 상태로 창가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자 복잡했던 머릿속도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아갔다. 그러자 기차 창문의 까만 어둠 속에서, 창문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방울들에 집중하게 되었다.
까만 어둠 속에서 빛을 내며 사선으로 떨어져 내리는 빗방울에 집중하자, "어.. 별똥별 같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한 번도 실제로 별똥별을 본 적이 없었기에, 상상만으로 생각하던 별똥별의 모습이 창문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비가 쏟아져 내리던 날 기차 창문에서 별똥별을 발견한 사람이 또 있었을까. 이렇게 예쁜 장면은 놓칠 수 없지 하며, 나는 그 순간 휴대폰을 꺼내 그 모습을 영상으로 남겨두었다. 내가 발견한 이 별똥별을 주변 지인들에게도 함께 공유해주었더니, 대부분 내게 이런 질문을 했다.
나라고 해서 늘 좋은 생각과 영감을 발견하는 것은 아니다. 비 오는 날을 싫어하던 내가 비가 오는 날을 좋아하게 된 순간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너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 "너는 어떻게 그런 세상을 봐?"라는 질문에 무언가 그럴듯한 대답을 내놓고 싶었던 나는 내가 별똥별을 발견하게 된 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았다.
날씨에 대한 투정과 불만을 가득 가진 채 기차에 올라탔지만, 정작 별똥별을 발견했을 당시에는 그런 불만과 투정이 사라지고 난 후였다. 생각을 비우고 멍한 상태로 비가 오는 창밖만 바라보았을 때, 그제야 나는 작은 물방울들이 창문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복잡한 생각과 부정적인 기분으로 가득할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게 된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며 많은 자극과 요소들을 마주한다. 그러나 생각할 것들이 많고, 또는 대상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면 차마 긍정적인 부분들을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쳐버릴 수 있다. 때로는 발견했다 하더라도, 우리의 뇌 속에서는 인지 부조화라는 것이 발생한다. 원래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통일시키려는 과정이 발생하여 그대로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이 발전되곤 한다.
이런 과정은 우리가 많은 것들을 놓치게 살아가도록 만든다. 우리는 때로는 낯선 곳에서 새로운 자극들을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나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가졌던 편견 또는 복잡한 생각들을 잠시 내려놓은 후, 세상을 조금 더 세심하게 바라본다면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우리의 주변에서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작은 물방울에서 별똥별을 발견한 모습처럼 말이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것을 느끼기보다, 익숙한 것에서 놓치고 있던 것들을 되돌아보자. 부정적인 편견을 버린 채, 있는 사실 그대로에 대한 세심한 관찰부터 시작한다면 우리는 여행이 아닌 현실에서 보다 더 많은 특별한 것들을 마주할지도 모른다.
부정하거나 선택할 수 없는 현실은 우리의 방식대로 관찰하여 받아들이고 소화시켜보자.
나는 내 방식대로 날씨를 소화하고, 기억시켜 보관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보관된 각각의 장면들은 곧 내 세계의 하나의 배경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내 세계 속에는 비가 오는 날에만 떨어지는 별똥별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