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5월
5월 한달간 본업으로 바쁜 와중에도 나름 열심히 밭에 갔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로 인해 얻은 것도 있고 잃은 것도 있다. 얻은 건 이 스케쥴에도 밭일까지 해냈다는 자부심, 잃은 건 내것만 생각하느라 돌보지 못한 다른 사람의 마음이랄까.
밭에 수도시설이 없고, 올해 너무 가뭄이라 도랑에도 물이 없어 집에서 페트병에 물을 담아 간다. 처음에는 몇개였는데 지금은 밭의 모든 작물들에게 조금씩이라도 나눠주려면 적어도 50개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잡초는 못뽑아도 물만 주고 오는 날도 있었다.
어머니가 집에 있는 땅콩을 물에 불려서 심으라고 했는데, 땅콩이 다 썩어있었다. 이거 안된다고 짜증을 부렸는데, 그래도 심으라고 하여 '안나기만 해봐' 궁시렁거리며 심었다. 5월 중순까지도 싹이 안나길래 거봐~ 안난다니까? 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이럴게 불쑥 싹이 났다.
와! 너무 예쁘다!!
일주일만에 이렇게 예쁘게 싹이 날 수 있는 것일까? 땅콩 잎은 매끈하고 둥그스름해서 귀여운 편.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싹이 난 모습을 보고 정말 오랜만에 내 마음이 핑크빛이 되는 느낌이었다. 힘들지만 자꾸 밭에 가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방울토마토에 열매가 매달렸다. 작년에 방울토마토 따먹는 재미가 쏠쏠해서 이번에는 따기 쉽게 제일 앞에 널찍하게 심어보았다. 열매가 맺히면 무거워지기때문에 대를 심어 묶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