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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주영 May 27. 2022

원주영 강사의 우당탕탕 농사일기 (7)

2022.04.23



어머니가 발을 다쳐 수술을 하는 사이 고추 심을 시기가 되었다.(고 이웃밭 아저씨께서 말씀해주셨다.)  아저씨가 도와주신다하시니 무슨 일이 있어도 가야만한다는 생각에 부리나케 간 밭에는 너무나 감사하게도 고추모종과 고추대까지 구매하신 이웃밭 아저씨와 아주머니께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서둘러 고추 모종을 심었는데 역시 부부의 내공은 엄청난 것! 내가 낄 새도 없이 두분이서 후다다닥 심으셔서 나도 덩달아 물을 퍼다나르느라 사진을 찍지 못했다.


먼저 홈을 파고 물을 붓고 고추 모종을 심는다. 흙을 살짝 덮고 고추대를 꽂아 끈을 8자로 묶는데,  이유는 고추 모종이 고추대에 닿아 익으면 안되기때문이다. 아주머니와 할때는  했는데, 이후에 혼자 심었던 아삭이 고추의 8 끈이 나중에 보니 흘러내려서 다시 묶어줘야한다. 이번주   추가요~





두분 덕분에 30분도 안걸린 것 같은 고추 모종심기. 고추는 약을 쳐야하는데, 두분 밭에 약 치면서 우리것도 해주신다며 올해 고추 먹게 해주신다는 말을 하셨다. 두분의 도움이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잘 돌봐야되겠다.



이 날의 메인 할 일은 바로 이름표 꽂기!





이름표의 글자는 첫째, 둘째 조카가 나눠서 썼다. 삐뚤빼뚤한 귀여운 글씨.





지금은 살아남지 못한 작물들도 있고, 잘 자라고 있는 작물들도 있다. 실패했나 싶었는데 어느날 잘 자라는 작물도 있고, 잘 자라나 했는데 죽은 작물도 있다.



나라는 사람도 그런 것 같다.



이제는 30대가 넘었고 다양한 경험들을 했으니 성숙해졌겠지 했는데, 작은 일에 욱하며 아직 미성숙한 나를 보게 된다. 이제 이 정도 일에는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나도 모르게 가시를 세우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작물도 물을 주고, 약을 주고, 잡초를 뽑아주고, 더 잘 자랄 수 있도록 가지치기를 해주듯이 내 마음도 끝없이 돌봐주어야 한다.





그리고 상처는, 아픔은, 힘듦은 민들레 홀씨처럼 후 불어 날려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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