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 지나갈 오늘 하루뿐인 인연이라도
추석 연휴 첫날, 밭에서 일하고 있는 어머니를 픽업해서 언니집에 가려고 집을 나섰습니다. 가기 전에 집 근처 빽다방에서 아아를 테이크 아웃 할 생각으로 텀블러도 챙겼습니다. 집 근처 빽다방은 평소에도 유동인구가 많아 항상 바쁜 곳인데, 손님이 많은 만큼 원두 회전율이 좋아 다른 지점보다 맛도 좋고 직원분들 손도 빨라서 자주 이용하는 곳입니다.
키오스크가 있지만 텀블러를 이용할 때는 카운터 계산을 해야 해서 카운터로 다가갔는데.. 카페 안이 너무 더웠습니다. 밖은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는 것과 반대로 카운터 안쪽 벽걸이 에어컨에는 35라는 숫자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계산을 해주는 직원분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송골송골 땀이 맺혀있고 지친 표정이었지요.
계산을 마치고 옆으로 비켜서서 너무 덥다.. 생각을 하다가 연휴 첫날 사람들은 다들 가족과 만나 시원한 커피 마시러 오는데, 아무리 돈 버는 거라지만 더운 곳에서 고생하는 직원분들이 잠시나마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차에 놔두고 온 가방 안의 맛있는 사탕이 생각이 나 부리나케 가져와 손에 꼭 쥐고 있다가 저의 텀블러를 받으면서 직원분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이거 드세요~ 안이 너무 덥네요!”
“아.. 네 너무 더워요..”
“아이고..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이까짓 사탕으로 뭐가 행복하겠냐고
괜한 오지랖이라고
돈 버는 게 다 힘들다고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하겠지만
제가 겪어본 바로는 이 작은 사탕이
고통을 행복으로
힘듦을 책임감으로
직원마인드를 사장마인드로
만들 수 있는 아주 작은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스쳐 지나갈 오늘 하루뿐인 인연이라도
스쳐 지나갈 오늘 하루뿐인 인연이라도 나의 작은 행동이, 나의 작은 사탕이 누군가에게 옅은 미소와 잔잔한 울림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받았던 사탕보다 더 많은 사탕을 나눠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