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할까? 말까?

꽤 오래 작은 가시 하나가 마음을 까슬하게 하는 일이 있었다. 애써 무시하고 무시했는데, 최근 들어 작은 가시가 창이 되어 나를 괴롭히고 있다는 것을 자각했다. 자각을 하고 나니 창은 더 크고 날카로워졌고 밤잠을 설치는 날이 늘어갔다.

말을 할까, 말까.

_아니야, 이렇게까지 생각할 일은 아닌 것 같아.

이 감정의 원천을 알 수 없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되물었다.

“도대체 문제가 뭐니?”

​문제의 발단은 상대의 행동이었다. 그렇다면 그 행동이 내 신경을 거스른다는 말을 해야 하는데 그 행동에 신경이 쓰이는 건 내 문제다. 내 마음 편하자고 상대의 행동을 지적한다면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관계를 해칠 수도 있다. 그리고 나에게는 상대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권리가 없다. 이건 철저히 내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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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관계에서 놓칠 수 있는 흔한 착각 중 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다. 친밀한 관계가 되었다고 해서 상대의 행동까지 통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그 착각은 나보다 약자인 아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적용된다. 상대를 위한 일이라고 말하지만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 행동이 폭력, 도박, 절도 등과 같은 범죄가 아니라면 타인을 통제한다는 것은 분명 옳은 일이 아니다.

​이 묵은 감정의 원천을 따라가다 보니 내 감정의 밑바닥을 봤다. 누구 때문이 아니라, 모든 건 내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걸 상대의 잘못으로 여기고 미워하고 탓하면서 내 마음의 돌덩이를 더 키워낸 것이다. 내 마음은 내 것인데, 나조차 다스리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럴 때면 마음공부가 한참 부족함을 느낀다.

​내 마음공부는 이제 다시 시작이다. 나를 괴롭히던 문제는 현재 진행형으로, 사라진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창이 더 커질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감정의 밑바닥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스스로 해결해 볼 생각이다.

어떻게 하면 돌덩이를 마음에서 치워버릴 수 있을지, 그저 현명하게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는 아직도 내가 제일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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