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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윤아 Nov 03. 2023

’Just Do It‘에 연연하지 말자

Just Do It :: 하면 된다. 그냥 하자


모 스포츠 브랜드의 슬로건으로 유명해진 이 말은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행동력에 많은 동기부여를 주고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정말 멋진 말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듯이, 실제로 할 수 있다는 믿음은 이미 이뤄낸 것만 같은 심리적 성취감을 준다. 그래서 나도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나, 어려운 목표가 생겼을 때 늘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웠던 것 같다.


하지만 이 말은 위험한 말이기도 하다. 자신의 능력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닌 경우에 발현되는 무모한 자신감은 대략 난감이다. 이때 할 수 있다는 응원은 본인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을 힘들게 하는 일이 될 수가 있다.


 정말 꼭 다 해낼 필요가 있을까.


우리는 너무 포기하면 안 된다는 식의 주입식 교육을 들으며 자라 오지 않았나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쉽게 포기하면 의지가 나약한 사람으로 치부되고, 왜 좀 더 노력하지 않았냐는 질책을 받기 때문이다.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이 없다고는 배웠지만, 안 되는 일을 포기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고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래서 해도 안 되는 일을 붙잡고 실패자가 되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쓴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내가 지금 그런 상태가 아닌지 생각을 고르고 있는 중이다. 능력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어떻게든 해내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본 지 오래다. 언제나 근본적인 문제는 접근하지 못한 채 생각만 빙빙 맴돌다가 끝나는 운명의 수레바퀴 같은 문제기도 하다.  


가진 걸 지키고 싶은 욕심인지, 잘하고 싶은 마음인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그 어느 쪽도 아니라면 할 수 있다는 주문 때문인 건지… 일의 슬럼프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생겨나 나를 한없이 작아지게 만든다.  


돌이 없는 길은 없다.

넘어지는 것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다시 일어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고 다시 묵묵히 길을 걸어가면 된다.


모든 일을 다 잘할 수는 없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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