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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윤아 Oct 27. 2023

생각에도 버튼이 존재한다면

생각에도 버튼이라는 것이 있으면 참 좋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을 정리한다. 당장 급한 일은 ON 버튼을 누르고, 급하지 않은 일은 OFF 버튼을 눌러 둔다. 그리고 이미 끝난 일은 END 버튼을 눌러서 다시는 생각나지 않도록 하는 거다. 이렇게 개인의 생각을 조작해서 필요한 일에 집중하게 하고 끝난 일은 다시는 뒤돌아보는 일이 없도록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생각이 취미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지 않은 일까지도 걱정을 하고 있다. 이미 지난 일은 뒤돌아보며 ‘그러지 말걸…’ 하며 후회를 한다. ‘될 대로 돼라’라는 식의 쿨한 마음은 아쉽게도 장착하지 못했다.


“생각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걸까?”

생각에도 여러 종류의 감정이 있지만, 불안과 두려움이 우리를 지배하고 그것들에 지배당하는 순간 힘든 일이 시작되는 것 같다. 이것들은 도대체 무엇이기에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걸까. 이 근본적인 물음표에서 자유로워지는 날이 올까.


불안은 정신적 무질서의 주요 증상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정신적 무질서. 격하게 고개를 끄덕인 표현이다. 질서가 없으니 무법자처럼 내 머리와 마음을 휘젓고 다닌다. 이게 불안이라는 녀석이다.

얼마 전 책에서 불안과 두려움에 대해 읽었다. 불안은 미래에 생길 위협적인 것을 예측하는 감정적인 반응이고, 뇌가 상상해서 만드는 두려움이라고. 반면에 두려움은 지금 발생하는 위협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위협이 사라질 때 자연히 사라지며, 두려움이 우리의 삶을 짓누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생존을 보장한다고 한다. 그래서 두려움은 받아들이고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과한 불안은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한다. 불안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해결책까지 제시해 줬다.


“불안을 자각하는 순간 일어나 행동하라.”


이론은 아! 하는 깨달음이 있지만 막상 현실에 부딪히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평정심을 새롭게 하는 하루를 보내보자.

지나온 길을 돌아볼 때 필요한 건 후회가 아닌 평가이고, 앞으로의 일을 내다볼 때 필요한 건 걱정이 아닌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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