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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윤아 Dec 04. 2023

인생은 완선언니처럼

얼마 전 청룡영화제가 화제가 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배우가 아닌 가수 박진영 ㅋㅋㅋㅋ 30년 동안 영화제를 지켜온 김혜수 님의 마지막 진행이 묻힐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무대. ㅋㅋㅋㅋㅋ '솔직히 좀 심했어!'

퍼포먼스라기보다는 본인의 능력을 사람들에게 과시하고, 주인공이 되고 싶은 의지가 돋보인 무대였다. 초대손님이 파티 주인공 되려다 파티를 망친 꼴인가?

하지만 반대로 기본에 충실해서 보는 이들의 박수와 존경을 한 몸에 받은 사람도 있었다. 바로 김완선 언니다. 현장에서 무대를 지켜본 배우들도, 집에서 영상으로 시청한 우리도 모두 한마음이었을 거다.

정말 대단하다

대단하다는 말에는 여러 뜻이 담겨있다. 불혹의 나이가 지났음에도 늙지 않은 외모, 관리한 신체, 녹슬지 않은 춤실력, 흔들림 없는 가창력, 그리고 과하지 않게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는 무대매너까지 어느 하나 부족한 면이 없었다. 하지만 그중 가장 대단한 것은 따로 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노력을 많은 사람들에게 증명했다는 것이다.

세월이 무색할 만큼 노래와 춤이 완벽했다. 보는 내내 감탄을 했고, 무대가 끝나고 나서는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내 입으로 18년 동안 회계 외길 인생을 걸었다고 말하던 순간을 되돌리고 싶었다. '그래, 저런 사람을 두고 외길 인생이라고 하는 거지,,,' 나는 아직 멀어도 한참 멀었다. 18년 동안 했던 밥벌이로 고작 몇 자 끄적여서 책을 내고, 전문가인 것처럼 평가한 내가 초라해졌다.

물론 상대방을 높이 평가한다고 해서 나 자신을 낮게 평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비판은 이런 상황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판은 비판으로 끝내고, 반드시 교훈을 남겨야 하는 것은 필수다!!  

더 겸손해져야겠다.

본받았아야겠다.

흐트러짐 없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나도 프로답게 늙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내 나이 41살, 아직 뜨거운 청춘이다. 김미경 학장님도 인생은 50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내 남은 청춘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어떤 생각과 행동으로 그 시간을 채우게 될까. 나의 모든 시간을 기대해 본다.

인생은 완성언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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