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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윤아 Dec 05. 2023

돈에 이름을 붙여라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면서 하는 루틴이 있다. 씻으면서 유튜브를 보고, 아침 준비를 하고 밥을 먹으면서 강연을 하나 듣고, 8시에 라디오를 잠깐 틀었다가, 8시 10분에는 소파에 앉아 10분간 책을 읽고, 8시 20분에 집을 나선다. 1시간 20분 사이에 출근 준비를 하면서 4가지 일을 하는 것이다.

멍 때리면서 씻는 시간이 아까워서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고, 좋아하는 출판사 대표님이 하시는 아침 강연을 시작하셔서 보기 시작했고, 강연이 끝나면 오디오가 비니 라디오를 틀고, 일찍 출근 준비를 마치고 10분이라고 책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그냥 난 동시다발적으로 뭔가를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 듯ㅎㅎ

오늘 본 유튜브는 김미경 학장님 채널. 돈에 관한 이야기였다.

돈을 벌고 모으는 것에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냥 모으는 돈은 금방 사라지기 쉽다. 해외여행을 희망하더라도 가고 싶은 구체적인 나라가 있어야 목표다.

"돈에 이름을 붙여라."

야금야금 모으길 좋아하는 내 저축 형태를 돌아보게 됐다. 예전 사주 공부를 할 때 선생님이 나한테 다람쥐라는 별명을 붙여주셨다. 다람쥐처럼 도토리를 차곡차곡 모으는 걸 좋아하는 사주라고. 진짜 그래서 그런가. 나는 푼돈 모아서 큰돈 만드는 재주가 있다. 하지만 내 돈에는 이름이 없었다. '생활비, 경조사비, 보험료, 교육비, 의료비' 명목으로 통장 쪼개기를 하지만, 그 돈은 적금을 위한 쪼개기였다. 적금이 만기 되면 그 돈이 모여 예금이 되고, 또 같은 이름으로 적금이 시작된다.

물욕이 크게 없어서 모아도 사고 싶은 것이 없으니 알뜰살뜰 모은 돈이 참 의미 없게 굴러갔다. 물론 작은 눈덩이가 모여 큰 눈덩이를 만드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나 자신을 칭찬한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나에게 남은 것이 없다. 돈에 대한 추억, 나에 대한 보상이 전무하다.

'아, 그래서 재테크 전문가가 10%는 나를 위한 무언가를 하라고 했구나..'

유튜브를 보고 나니 이제야 전문가의 조언이 와닿는다. 무조건적인 저축은 내 삶의 질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 추상에서 구체로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다. 지금처럼 알뜰살뜰하게 돈을 모으되, 목표했던 적금이 끝났을 때 나를 위한 10%의 보상. 먹고 마시고 쓰는 것이 아닌 의미 있는 이름. 내 돈에 이름을 붙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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