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飛命)

-부서진 것들 위에 조감도-

by 새벽의맑음

비명(飛命)

-부서진 것들 위에 조감도-


비다,

비로소

비.


부스러진 재 위에 날카롭게 박힌다

바스러진 먼지가 피부처럼 일어난다


젖은 깃털은 눅눅한 숯 냄새를 토해내고

펄럭이던 숨결은 물컹한 무게를 품는다


처진 날개 위

빗방울 구르는 소리가

깨진 유리처럼 등을 긁는다


뜨거운 땅은 식을줄 모르고

끈적거리는 열기 위로

비가 우는 냄새가 번진다


비는 잿빛을 벗기지 않고

검은 숯빛을 입힌다


나는 조용히 내려앉는다

깃털 끝에 맺힌 무게만큼,

뼈마디마저 젖어드는 소리만큼


숨은 퍼지고,

날개는 묻히고,

세상은 비명 외침도 없이

눈꺼풀 안쪽으로 내려앉는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