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속도

by 새벽의맑음

섬의 속도


바다는 느리지 않았다


풍속 너른 물결 위에

고립된 섬 하나,

모서리마다 깎여 나가

흙빛이 서서히 물속에 스며든다


흩어진 결을

또 다른 파도가 모아

낯선 퇴적층으로 겹겹이 쌓는다


시간은 멈춘 듯 흐르고

몸은 흐르는 듯 멈춰 선다

조용한 들숨과 날숨이

섬의 그림자를 따라 번진다


거울 속 모습은

정체된 시간이 빚은 초상일까


오늘도 바람은 불고

파도는 제 길을 간다


섬의 속도에 몸을 기대다,

물속 깊은 곳에서

나즈막한 숨소리가

아스라히 들려온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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