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를 삼킨 꽃

by 새벽의맑음

그림자를 삼킨 꽃



햇볕은 언제나 같은 쪽만 기억했다


그 반대편에서 나는

나를 잊은 손길의 모양을 더듬었다


햇볕이 머문 꽃을 바라볼 때마다

내 안에서 서늘한 꽃술이 고개를 들었다


향기는 달콤함을 잃고

오래 묵힌 바람처럼 쓸쓸해졌다


나는 스스로를 향해 핀 꽃이었고,

내 그림자는 나를 먼저 알아보았다


아무도 꺾지 않는 꽃은

결국 제 어둠을 먹고 자란다


그래서일까

햇살에 번지는 꽃을 바라보며

꽃잎 끝은 서서히

시퍼렇게 물들어갔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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