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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a Jo Dec 27. 2022

일상 회복

(힘든 시간이 지나가고...)

9월 마지막 주...

공공시설 안에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미 몇 년 전에 자격증을 취득했기에 할 수 있었다. 그동안  북카페, 갤러리 카페 등 영업이나 관리 또는 유지에 관심이 있었기에 쏠쏠한 경험이 필요했다. 이번 기회에 경험도 쌓으려고 기꺼이 이일을 해야지 하고 생각했다. 불특정 다수가 손님은 아니었고 공공시설의 수업이 끝난 분들이 차 한잔 하시려고 카페에 오셨다. 그때 근무하며 바리스타 하는 일을  글로 써야지 하고 곰곰이 궁리도 했다. 근무하며 있었던 일을 쓰면 재미있는 글이 될 것 같았다.


2일 정도의 몇 시간씩 연습을 거쳐서 금요일에 하루의 근무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깔끔하게 포스기계의 마감도 하고 실수 없이 저녁 5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카페의 뒷문을 잠그려고 혼자서 의자를 놓고 올라가서 잠금장치 한 개를 잠그고 내려와서 의자를 옮겼다. 다시 의자에 올라가서 나머지 한 개를 잠그고 나서 내려오는 순간에 의자도 쓰러지고 나도 쓰러졌다. 우당탕 소리가 나며 그 순간 어하느라 순식간에 나는 왼손을 바닥에 짚고 말았다.


꼼짝 못 하고 일어나지도 못하다가 몇 분 후에 겨우 일어나니........ 왼쪽 손목이 엄청나게 아팠다.


살짝 삐었겠지 생각했지만 통증이 엄청 심했다. 작은 정형외과의원으로 걸어서 가는 동안에 앞으로의 일은 예상할 수도 없었다. 엑스레이, 진통주사, 반 기브스... 왼쪽 손목뼈에 금이 가는 골절 진단을 받았다. 진통, 소염제를 받아 들고 돌아오는 길에 왼손은 반 기브스 위에 붕대로 감겨서 팔걸이로 고정시켜 있었다.


거의 매일 노트북과 함께 키보드를 사용하던걸 전혀 못했다......


며칠을 고생하며 진통제를 복용하며 급하게 나에게 알맞은 병원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가까운 곳에 2차 병원이 2곳이 있었지만 2022 올해부터 한 곳의 병원은 코로나 병원이 돼서 외래진료를 못했다. 그 여파로 또 다른 2차 병원은 너무 환자가 많아서 미리 이전에 예약이 없으면 외래진료가 어렵다는 대답이었다. 겨우 찾은 관절 전문 병원은 무릎, 어깨, 허리 등을 진료하는 곳이었다. 전혀 가본 적도 없는 병원으로 가는 길은 암담하고 낯설기만 했다.



그 병원에는 정형외과전문의가 3명 있었고 마취과와 방사선과 외래진료실과 입원실 수술실 그리고 물리치료실과 도수 치료실이 있었다. 전체 7층 건물을 거의 다 쓰고 있었다. 다시 엑스레이를 찍고 진료 중에 의사는 왜 6일이나 시간을 보내고 왔느냐며 손목뼈에 금이 더 벌어졌다고 했다. 다친 날 바로 왔어야지 했다.  이 상태는 몇 년 전부터 하던 방법으로 겉으로 핀을 박는 간단한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왼팔만 마취하고 시간은 15분 정도 걸린다는 의사의 말을 또 들었다. 그런 방법이 더 회복이 빠르고 일상으로 복귀도 빠르다고 했다. 갑자기 일이 커지는 걸 느끼며 멍해졌다.


이미 며칠 시간이 지나서일까? 다른 방법은 없는 걸 느끼고 검사와 수술과 입원을 하며 환자의 대열에 합류했다. 입원 상태로 상처에 붕대를 감고 보호대를 하고 물리치료를 시작했다. 통증과 함께 무료하게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아주 많았다. 그 무료한 시간은 내 경우에는 많이 힘겨웠다. 다른 일은 모두 취소하거나 연락을 했지만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누가 대신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10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를 응모할 일을 해야 했다. 그동안 급하게 써 놓은 글들이 있긴 했지만 조금 더 수정을 해야 했고 이번에는 발행하려는 책에 프롤로그 에필로그도 써야겠다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아쉬워하며 응모를 하는 것만  할 수밖에 없었다. 노트북에 연결되어있는 키보드를 어렵게 어렵게 두드리며 응모하는데...  왼손, 팔 뿐 아니라 어깨까지 통증과 긴장해서 딱딱하게 뭉치는 걸 느꼈다. 회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후에는 노트북을 끄고 몇 시간 며칠 한 달 그리고 또 쉬고 쉬었다.


그리고 퇴원 후 나는 왼손의 운동치료와 물리치료에 매일매일 올인했다. 그 이유는 빠른 회복과 일상생활로 복귀하려는 조바심이 있었다. 2일에 한 번씩 소독을 하던 수술로 고정시켰던 핀은 3주 만에 외래진료실에서 제거했다. 이제 됐구나 하고 생각할 때에 의사는 지금까지의 시간에서 앞으로도 거의 2배의 시간이 더 필요로 하다고 그제야 말했다. 정말 산 넘어 또 산인 것 같았다. 그동안 고정시켰던 손목 때문에 굳어버린 손에 모든 관절을 다시 늘려주고 풀어주어야 했다. 부자연스러운 손동작과 이상한 통증에 많이 시달렸고 다치지 않은 쪽과 같은 동작이 쉽게 되지는 않았다.


재활의 길은 길고 또 아주 길었다. 왼손에 통증을 동반하고 동작 연습을  반복하고 반복해야 했다. 안타까워하며 물리치료사가 목욕탕 사우나에 가라고 권유했다. 물속에서 손을 움직이는 몇 개의 동작을 연습했다. 물속에서 피아노도 치고 손목 운동도 하고 주먹을 쥐었다 피었다도 몇 회씩 반복해서 했다. 물속에서는 통증이 거의 없었고 그리고 계속해서 또 꾸준히 연습했다. 그리고 물리치료하러 오기 전에 스쿼트 10회씩 하기 등이 숙제였다. 늘어나서 이제는 호흡도 조절하며 스쿼트 20회 런치 10회 코아 운동 10회를 이른 아침에 거뜬히 하고 있다.


아무리 조바심이 있어도 시간은 느리게 흘러 흘러가는 것 같았다. 예고도 없이 다치는 건 한 순간이고 순식간인데 그걸 다시 치료하고 회복하는 건 너무나 많은 시간이 필요로 했다. 병원을 가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도 없는 시간이 그 후 2달이 지났다. 치료와 주위에 도움 덕분에 많이 회복이 되는 것 같았지만 무슨 일이든지 저절로 흥미를 잃어가고 있을 즈음이었다. 특별히 하고 싶은 일도 없고 사진에 관련 책자만 읽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에 노트북을 켰다. 인터넷검색도 해보다가 키보드를 어색하게 양손으로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동안에 일들을 글로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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