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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K Jan 18. 2017

Audition (The fools who dream)

La La Land, sung by Emma Stone

지난해 12월 어느 날. 

심장에 커다란 대못이 박힌 채, 정신이 아득해져 앞이 보이지 않던 날.


집으로 돌아오던 길, 홀로 ‘La La Land'를 찾았다. 

하소연할 친구를 찾듯.     


그 영화에서 Emma Stone이 부른 노래, “Audition(The Fools Who Dream)”을 한동안 무한 반복하며 들었더랬다.     


모든 걸 포기하고 내려놓으려 했던 그녀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라는 생각으로 담담하면서도 간절함을 담아 부른 노래.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부른, 꿈꾸는 이들을 위한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SXsqYs1l_IY


오디션장에 도착한 ‘미아.’ 

특별한 대본 없이 여배우를 중심으로 만들어 가는 영화를 파리에서 촬영할 예정이니 이야기를 풀어보라는 말에,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제겐 꿈을 심어준 사람, 이모(or 고모)가 있었어요.

그녀가 파리에 산 적이 있었죠.

눈 내리는 추운 겨울 어느 날, 맨발로 센(Seine) 강에 뛰어든 얘길 해 준 게 기억나요.

그 덕에 한 달 동안 감기가 들어 고생을 좀 하셨지만, 

이모는 그때로 돌아간대도 그 강에 다시 뛰어들 거라고 했어요.

그게 이모의 소중한 꿈이자 청춘이었겠죠. 

남들 눈엔 바보처럼,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고 해도 말이죠.

비록 이모가 술과 함께 살다 스크린이 명멸하듯 떠나갔지만, 이모가 가졌던 불꽃같은 열정을 난 기억해요.

약간의 광기 덕에 우린 새로운 빛깔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고, 그 광기가 우리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줄 거라고 했던 이모의 말도 기억해요.

많은 시행착오, 상처받은 마음만 남는다고 해도 괜찮아요. 

남들이 뭐라 하든, 나는 꿈을 꾸고 있고,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 속에 있으니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아요.




그녀의 모습에 나 스스로가 투영된 그날 밤.

영화관 주차장에 세워 둔 차 안에서, 아이처럼 목놓아 울었다.     


내 꿈을 접고 경제적 독립을 위해 차선책을 택했던 20대.

다시 꿈을 꾸다, 한번 더 꿈을 접었던 30대.

다 내려놓은 후, 다시 꿈이란 걸 꾸기 시작한 지금.     


중요한 건, 남의 시선이 아니라 내가 가장 원하고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 여정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임을.     

이렇게 단순하고 명확한 진리를 실행하며 사는 게 왜 그리 어려웠던 건지.     


벼랑 끝에 서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삶과 죽음이 한 끝 차이일 때, 두려움은 연기처럼 사라진다는 걸.     


더 이상 잃을 게 없으니, 이제부턴 하나씩 내 것을 챙기고

내 인생의 퍼즐 그림을 지금부터 다시 맞춰가는 것.     


차근차근, 완성해 나가는 게 앞으로 내게 남은 시간 동안의 목표임을, 

다시 한번 되뇌어보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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