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기, 두 번째 싱글
하루하루가 100m 달리기인 것 같아, 늘 숨이 찼던 나날들.
뻐근해진 목덜미를 두 손으로 감싼 채 잠시 눈감고 숨고르기를 하고 있을 때,
아련한 첼로 소리와 함께 나지막이 들려오던 노래.
내 뒤에서 누군가 날 위해 불러주는 듯한, 그래서 지치고 한없이 늘어진 내 마음이 조금씩 뽀송함을 찾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밤.
그러다 문득, 같은 하늘 아래 어딘가에서 어깨를 떨어뜨린 채 혼자 힘들어할, 사랑하는 나의 지인들의 모습이 떠올라 그들에게 속삭이듯 들려주고팠던 노래.
"위로"
https://www.youtube.com/watch?v=xvN_H5Ai_UA
어떤 위로조차 되지 못하는 밤
난 너의 뒤에 서서 그저 바라만 봐
억지로 울음을 삼키는 숨이
한숨이 나는 너무 아파
널 아프게 하는 사람이 미워
널 지치게 하는 상황이 싫어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나
이런 내가 너무 싫어
더 이상 일어날 힘조차 없고
모든 게 아득하게 멀어질 때
곁에 머물 사람 변치 않을 사람
단 한 사람이 너와 함께 한단 걸
조금은 천천히 걸어가도 돼
모든 걸 혼자 지지 않아도 돼
항상 행복하길 좋은 꿈만 꾸길
온 맘을 담아서 오늘도 널 위해 기도해
오늘은 편히 잠들길
그런 때가 있다.
내 입에서 나온 "힘내"라는 말이 참 부질없고 속절없이 느껴질 때.
그저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는 것 외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을 때.
속상함과 무력감에 그저 답답함만 몰려오는, 그런 때.
그때 옆에서 속삭이듯 불러주고픈 곡이었다.
노래를 듣는 이와 부르는 이 모두, 서로에게 힐링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기에,
처진 어깨가 살며시, 봉긋 올라오면 두 눈을 마주 보며 싱긋 한번 웃고, 함께 노래하고 싶었던 곡.
나 스스로에게 토닥토닥.
나의 사랑하는 지인들에게도 따끈따끈한 토닥임을 전하며,
노래를 듣는 그 짧은 순간, 잠시나마 그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할 수 있길,
그래서 또 하루를 버텨낼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길,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의 우물에서 한 발자국만 앞으로 내디딜 수 있길,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미소지을 수 있길 바라는 소박한 마음을 이 노래에 한가득 담아 무한 전송하고픈 밤.
나의 삶이, 그대의 삶이 아직 진행형임을,
봄이란 계절이 부지불식간에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듯
사랑도, 행복도 그럴 것임을.
그러니 우린 가던 길 지금처럼만 가면 또다시 환하게 웃을 수 있을 거라고
마법을 걸고 싶은, 그런 밤.